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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스냅샷]채굴형 거래소의 아픈 추억

디파이에서 채굴형 거래소가 보인다



"4,900% 상승"


유니스왑의 거버넌스 토큰 '유니(UNI)'가 거래소 상장 직후 보인 성적입니다. 어디 유동성 없는 작은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일어난 일이냐고요? 아닙니다. 전 세계 거래량 1위라는 바이낸스에서 이런 수치가 나왔습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핫한 키워드 몇 개를 꼽으라면 '디파이', '거버넌스 토큰', '이자농사'일 것입니다. 요즘 디파이 프로젝트들은 이용자들에게 거버넌스 토큰이라는 보너스를 줍니다.



DEX에서 거래를 해도 줍니다. 유니스왑을 하드포크한 스시스왑이 이 거버넌스 토큰 모델을 도입해 유니스왑을 위협했죠. 얼마 지나지 않아 유니스왑도 질세라 UNI를 발행했습니다.


"우리 거래소에서 거래하면 보너스로 또 다른 암호화폐를 드립니다"


어디서 많이 본 모델입니다. 지난 2018년 유행했던 채굴형 거래소가 떠오릅니다. 채굴형 거래소는 거래 규모에 따라 거래 수수료 수익의 일부를 자체 암호화폐로 지급했습니다. 에프코인 거래소의 에프티(FT)가 대표적이죠.

거래소들은 이 암호화폐를 스스로 상장했습니다. 공짜를 마다할 사람은 없습니다. 채굴형 거래소 거래량은 치솟았습니다. 에프코인은 출시 두 달 만인 2018년 7월 바이낸스, 후오비 등을 제치고 전 세계 거래량 1위에 올랐습니다.

국내서도 코인제스트, 캐셔레스트 등 거래소가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했죠. 채굴형 거래소와 거래소 토큰이 대세가 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영광은 짧았습니다. 거래량 하루 최고 9조 원을 기록했던 에프코인은 출시 두 달 만에 거래량이 90% 감소했습니다. 올해 2월에는 공식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코인제스트도 자금난으로 인해 거래소 운영을 중단했죠.

거래만 하면 암호화폐를 주는 게 문제였습니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공급은 줄지 않았죠. 거래소들이 바이백에 나서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명확한 사용처 없이 우후죽순 발행된 채굴형 거래소 토큰은 투자자에게 가치를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의 디파이 열풍도 다르지 않습니다. 0.7달러에서 10달러까지 가격이 올랐던 스시(SUSHI)는 최초 개발자가 자신의 보유량을 매도하면서 가격이 곤두박질했습니다. 22일 코인마켓캡 기준 1.4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비난을 받은 최초 개발자가 매도한 금액을 모두 반환했지만, 가격 회복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UNI 거품도 빠지고 있습니다. 상장가 0.3달러에서 15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던 UNI는 22일 바이낸스 기준 4.25 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체 디파이 프로젝트에 락업된 예치금은 93억 달러(약 10조 8,200억 원) 상당입니다. 일부 프로젝트에 기술적 오류, 운영자의 도덕적 해이 등 문제가 생기면 이 막대한 자금을 회수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특히 중앙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책임을 질 주체도 없습니다.

문제는 벌써 발생하고 있습니다. 4,700억 원을 모은 얌(YAM) 프로젝트는 출시 이틀 만에 스마트 컨트랙트 오류로 운영을 임시 중단했습니다. 국내 개발자인 장종찬이 만든 아스카도 94억 원을 모은 후 사이트를 닫아, 먹튀 논란이 일었죠. 장종찬이 모든 예치금을 환불받을 수 있다고 공지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최근의 디파이 행보는 채굴형 거래소와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에프코인, 코인제스트 등 채굴형 거래소는 예치금을 돌려주지 못한 채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수많은 피해자가 생겨났죠. 디파이 열풍에서 채굴형 거래소의 아픈 추억을 떠올리는 것은 지나친 걱정일까요?

/노윤주 기자 daisyroh@
노윤주 기자
daisyroh@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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