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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WEF)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암호화폐

테라·루나 사태 계기로 전통 금융권 인사 혹평

"암호화폐는 투기 자산에 불과, 돈 아냐"

암호화폐 옹호자 "암호화폐 논의 자체로도 긍정적"

/출처=셔터스톡


암호화폐가 전 세계 정·재계 주요 인사가 한 자리에 모여 글로벌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졍제포럼(WEF) 연차 총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다보스 포럼'으로도 불리는 이번 행사에서 전통 금융 시장 관련 인사들은 최근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패닉에 빠뜨린 테라·루라 사태를 거론하며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 냈다. 반면 암호화폐 업계 종사자들은 과거에 비해 암호화폐 시장의 영향력이 커졌다며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육성해 나가야 한다고 맞섰다.

26일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다보스 포럼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그 어느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WEF의 공식 행사장 인근 도로는 암호화폐 기업들의 배너로 가득찼다. 지난 22일에는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거래 수단으로 사용된 날을 기념하기 위한 ‘비트코인 피자데이’ 행사도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를 계기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한 토론회에 참석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리기예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피라미드 사기”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비트코인은 코인이라고 불리지만 돈이 아니다”라며 “돈이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게오르기예바 총재는 사람들에게 “암호화폐를 완전히 버리지는 말라”며 글로벌 규제 당국이 투자자들을 위한 암호화폐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암호화폐는 통화가 아니며 시간에 따라 가치가 엄청나게 변하는 투기적인 자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는 자산이기 때문에 자산 관련 규제와 감독을 받야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암호화폐는 신뢰할 수 있는 통화나 지불 수단이 아니다”며 "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 가치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데 아무도 암호화폐의 가치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테라 폭락 사태를 언급하며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전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도 이번 다보스포럼의 주요 주제 중 하나였다. 앞서 암호화폐에 대해 비판한 게오르기예바 IMF 총재는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는 국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CBDC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이를 미국이 할 필요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프랑스, 태국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CBDC에 대해 논의했다.

반면 암호화폐 옹호자들은 다보스포럼의 주요 참여자들이 암호화폐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암호화폐 산업이 세계 경제의 핵심 분야로 자리잡았다고 진단했다. 다보스포럼 개막 행사에 참석한 산드라 로 글로벌 블록체인 비즈니스 위원회(GBBC) 최고경영자(CEO)는 “5년 전만 해도 우리는 행사장에 있는 유일한 암호화폐 회사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다보스포럼에는 GBBC 외에도 서클, 리플 등 여러 암호화폐 기업의 CEO가 참석했다. 또한 다보스포럼에 2008년부터 참석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가 WEF에서 새로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내년에도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 포럼에서는 암호화폐 분야가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를 둘러싼 규제 불확실성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다보스포럼에서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시사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암호화폐 산업의 규제 불확실성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미국은 암호화폐 분야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는 데 뒤처져 있다”고 우려했다.
박정현 기자
sbnmp@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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