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복합미술공간 퐁피두센터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박물관과 더불어 프랑스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퐁피두센터 안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유럽 최대 규모로, 앙리 마티스·마르셀 뒤상·호안 미로 등 20세기 대표 화가의 작품 7만 점 이상을 소장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 미술의 상징적 공간인 퐁피두센터 바로 맞은편에 NFT만을 위한 장소인 ‘NFT 팩토리(NFT Factory)’가 자리잡고 있다. 퐁피두센터 입구에서부터 도보로 채 3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아트 NFT 열풍이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파리에서는 여전히 관심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듯했다.
건물 입구에서부터 다양한 아트 NFT가 전시돼 있었다. 작품 옆에는 설명과 함께 QR코드가 나란히 부착돼 있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비추면 파운데이션(foundation)이라는 디지털 아트 전문 NFT 마켓 플레이스로 연동이 됐다. 이곳에서 이더리움(ETH)으로 아트 NFT를 구매할 수 있다.
밝은 초록색으로 도배된 벽에도 아트 NFT가 빼곡히 걸려 있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NFT 팩토리에서는 미국 뉴욕의 슈퍼치프 갤러리와 메타마스크가 공동 주관한 행사도 열렸다. 인공지능(AI)를 활용한 NFT 예술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놀라웠던 점은 퇴근 시간이 훌쩍 지난 저녁 7시부터 진행된 행사였는데도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것이다. 파리에서 유럽 최초로 NFT 갤러리를 연 그리다(Grida) 작가는 “NFT 팩토리는 사실상 파리의 NFT 허브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행사장 열기만 보고 프랑스의 NFT 관심도도 뜨거울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일반 대중의 관심은 미온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 NFT 프로젝트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들이 한데 모이는 행사에 오면 모두가 NFT를 이야기하지만, 시야를 살짝만 돌려도 아직 일반 대중은 NFT를 낯설어 한다”고 전했다. 프랑스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이 NFT를 활용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대중화가 됐다고 말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대신 프랑스에서 NFT를 활용한 게임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소레어(Sorare)’라는 게임으로, 유럽 인기 스포츠인 풋볼 선수들의 카드 NFT를 활용한 게임이다. NBA, MLB 등도 추가됐다.
NFT 팩토리에서는 이번 여름 그간 가상자산 시장 전체 역사를 짚어보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NFT뿐 아니라 웹3 생태계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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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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