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씨가 대체불가능토큰(NFT) 2차 수수료를 강제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전까지 2차 수수료를 보장해주지 않아 크리에이터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오픈씨가 ERC-721C 프로토콜을 지원하며 2차 수수료를 보장하는 데 앞장서기로 한, 주목할 만한 변화다. ERC-721C는 NFT 전송 조건을 사전에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표준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오픈씨는 이날부터 크리에이터가 ERC-721C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RC-721C는 지난해 5월 블록체인 게임 회사 리미트 브레이크가 개발했다. ERC-721C를 활용하면 창작자는 체인 상에서 로열티를 설정할 수 있다. 매수자가 로열티를 창작자에게 지불해야만 NFT가 이동될 수 있도록 설계하면 된다. 데빈 핀저 오픈씨 최고경영자(CEO)는 디크립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창작자 수입을 지원하는 새로운 방법에 관심이 있었다”며 업데이트를 진행한 배경을 전했다. 이번 기술 지원은 지난달 이더리움 덴쿤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며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정책 선회의 배경은 시장 선두 탈환으로 풀이된다. 한때 오픈씨는 명실상부한 전세계 1위 NFT 마켓플레이스였다. 그러나 블러 등 신생거래소에 밀리며 입지가 약해졌다.
오픈씨는 경쟁사인 블러를 따라 창작자에게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기로 해 역풍을 맞기도 했다. 로열티는 NFT가 2차 거래될 때 창작자에게 제공되는 수수료다. 크리에이터 재량에 따라 로열티는 보통 판매 금액의 2.5%에서 10% 사이로 책정된다. 먼저 제로 수수료 정책을 추진한 블러가 점유율을 앞지르자 오픈씨는 다급히 같은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지루한원숭이들의요트클럽(BAYC) 발행사 유가랩스는 창작자 보호를 위해 오픈씨에 지원을 중단하겠다며 전쟁을 선포했다. 악화일로를 걷던 오픈씨는 지난해 11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직원 규모를 절반으로 줄였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로열티를 보장하는 기술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ERC-721C 기술표준은 NFT 산업의 고질적 문제인 자전거래를 방지할 해법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기존에는 한 사람이 보유한 NFT 가격을 띄우기 위해 일부러 여러 지갑 주소를 만들어 지갑 간 자전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블러 등에서는 해당 거래소에서 거래를 한 지갑주소로 토큰을 에어드랍했는데, 이를 노리고 자전거래를 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리미트 브레이크는 “(NFT) 트레이더들은 본인들 지갑 간 NFT 자전거래로 토큰을 받아왔는데, 이는 NFT 산업에 해로운 일”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RC-721C를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오픈씨가 새로운 전략으로 1위 NFT 마켓플레이스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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