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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리의 NFT 레이더]스마트폰 갖다 대면 인증 끝···티켓 NFT의 진화

그라운드 엑스, NFC 도입…기기 개발

"QR코드 보다 쉽게, 빠르게 입장 가능"

모던라이언·SK플래닛 등 경쟁 격화



전시회장 입구 한 쪽에 큼지막하게 ‘대체불가토큰(NFT) 전용 출입구’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NFT를 설명하는 별도의 문구는 없었다. 추가 안내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NFT가 대중에 익숙해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21일 2024굿즈이즈굿 행사장에는 ‘NFT 전용 출입구’가 마련돼 있었다./사진=디센터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캐릭터 굿즈 페어 ‘2024 굿즈이즈굿’ 행사장의 풍경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QR코드 외에도 티켓 NFT로 입장할 수 있었다. QR코드로 입장하려면 키오스크 줄을 서야 했다. 차례가 되면 키오스크에 QR코드를 갖다댄 뒤 교환권을 출력해야 했다. 이렇게 받은 종이 교환권을 다시 손목 띠로 교환하고, 이를 손목에 차면 입장이 가능했다. 굿즈를 좋아하는 사람을 타깃한 행사인 만큼 ‘손목 띠’라는 실물 기념품에 대한 수요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해도 입장 전에 몇 번의 절차를 걸쳐야 한다는 점은 번거로웠다.

QR코드로 입장하려면 왼쪽부터 순서대로 4단계를 거쳐야 했다./사진=디센터


반면 티켓 NFT로 입장할 때는 과정이 대폭 축소됐다.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엑스가 개발한 ‘클립’에서 ‘보유한 티켓 NFT 사용하기’를 누른다. 이후 입구에 마련된 기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끝이었다. 그라운드엑스가 최근 티켓 NFT에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추가한 덕분이다. NFC 기술을 도입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티켓 NFT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신사업 확장을 위해 그라운드엑스는 직접 NFC 관련 기기도 개발했다. 티켓 NFT 도입을 원하는 고객사에는 행사가 열릴 때 기기를 대여해주기로 했다.

그라운드엑스 관계자는 “관람객이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 카카오톡에서 곧바로 클립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며 “클립에 보관된 티켓 NFT를 NFC 기술로 인증해 빠른 입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 티켓 NFT로 발행된 초대권은 총 863장이다. 첫 시도가 성공적이었던 만큼 앞으로 관련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클립에 보관한 티켓 NFT를 그라운드 엑스가 개발한 NFC 기기에 갖다 대면 입장이 가능하다./사진=디센터


현장에서도 표면상으로는 입장 절차가 간단해보였다. 다만 기기에 스마트폰을 정확히 갖다 대야 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초록 불이 들어올 때까지 시도를 거듭해야 했다. 대중교통 이용할 때 교통카드 찍듯 대충 찍어서는 입장이 어려웠다. 그라운드 엑스 관계자는 그럼에도 NFC 기술을 채택한 이유를 묻자 “QR코드는 화면 밝기 조정 등 관람객과 추가 소통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NFC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입장이 간편하다”고 말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암표 단속에 나서면서 티켓 NFT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22일부터 개정 공연법이 시행됨에 따라 매크로 프로그램 등으로 공연 입장권을 구입해 부정판매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 이처럼 암표를 근절하려는 법적·정책적 움직임이 강화되는 가운데 티켓 NFT는 암표를 방지하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카드와 멋쟁이사자처럼의 합작사인 모던라이언은 최근 가수 장범준 콘서트 티켓을 NFT로 발행했다. 자체 구축한 마켓플레이스 ‘콘크릿’에서 티켓 NFT를 살 수 있도록 유도하며 사용자를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SK플래닛도 지난해 하반기 블록체인 티켓 토탈 솔루션 서비스를 내놨다. 절대 강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누가 티켓 NFT 시장 승기를 잡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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