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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리포트] '디파이 규제' 시대? SEC 압력에 UNI 16% 하락

SEC, 유니스왑 제소 준비…디파이 업체 제소는 최초

디파이 업계 즉각 반발…유니스왑 "자유 위해 싸울 것"

소송전 전망 엇갈려…"반격 역효과" vs "소송 남발"



세계 최대 탈중앙화거래소(DEX) 유니스왑의 거버넌스 토큰으로 사용되는 UNI 가격이 일주일 새 16% 급락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1일 유니스왑을 상대로 웰스노티스를 통보한 영향이다. 웰스노티스는 SEC가 미국 증권법을 위반한 개인·기업을 제소하기 전 당사자의 해명을 요청하는 사전 통지서다. SEC가 유니스왑 제소 절차를 밟으면서 관련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12일 오전 11시 21분 기준 지난 일주일간 유니스왑(UNI) 가격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업계는 SEC의 이번 움직임을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규제의 시작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SEC가 디파이 업체 제소를 시사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특히 유니스왑의 경우 DEX 가운데 거래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카토연구소 금융 규제 연구 책임자인 제니퍼 슐프는 “제대로 된 디파이 규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도 전에 유니스왑을 기소하려는 건 실망스럽다"며 "SEC는 디파이를 규제할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주요국은 아직까지 디파이와 관련해 명확한 규제를 내놓지 못한 상태다. 탈중앙화된 탓에 규제 위반에 따른 법적 책임을 누구에게 부여할지 불분명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국경이 없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일부 국가에서 규제를 도입하더라도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한계에도 디파이 규제 필요성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 해킹 공격이나 운영자의 배임 등 위험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미국 상원에서는 디파이 규제 법안이 발의됐고 유럽연합(EU)도 미카법(MiCA) 적용 범위를 디파이로 확장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캐롤라인 말콤 체이널리시스 국제 정책 총괄 부사장은 “완벽한 디파이 정책을 세우긴 어렵지만 기본적인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FT) 표준을 세우는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탈중앙화거래소(DEX) 24시간 거래량 순위/ 자료=코인마켓캡


SEC의 이번 제소 움직임은 디파이 규제 논의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이에 디파이 관련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웰스노티스 통보 소식이 들려온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일제히 떨어졌다. 12일 오후 3시 메이커(MKR)는 전 주 대비 13% 떨어진 336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스시스왑(SUSHI) 가격도 7.85% 하락해 1.4달러다.

디파이 업체들은 즉각 방어에 나섰다. 이들은 SEC의 규제를' 중앙금융기관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탈중앙화 정신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다. 헤이든 아담스 유니스왑 설립자는 “매우 실망스러운 조치지만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며 “적어도 유니스왑은 SEC보다 더 유익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자유를 위해서라면 싸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SEC에 선전포고했다.

유니스왑 대 SEC 소송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선 업계의 격렬한 대응이 오히려 유니스왑 패소 위험을 높이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존 리드 스타크 전 SEC 인터넷 집행국장은 “유니스왑과 같이 SEC에 불쾌하고 모욕적인 말을 하며 돌을 던지고 반격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놀란다”며 “폭도들을 집결시키려는 시도는 거의 항상 역효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SEC의 가상자산 관련 소송 남발이 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법원은 SEC의 많은 주장과 요청을 기각했고 미국 가상자산 업계는 합법적으로 SEC와 싸우는 방법을 터득해 가고 있다”며 “이번 유니스왑에 대한 소송도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SEC가 완승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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