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컴퓨터 프로그래머 크레이그 라이트는 비트코인(BTC) 창시자가 아니라고 결론 내린 영국 법원이 “라이트가 광범위하고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20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앞서 지난 3월 영국 고등법원 제임스 멜러 판사는 BTC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를 자처한 라이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멜러 판사는 당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를 추후에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멜러 판사는 이날 서면을 통해 "라이트는 자신이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날조를 일삼고 문서를 대규모로 위조했다"고 말했다. 재판 당시 라이트 측 변호인단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작성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글꼴이 포함된 문서 등을 제출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라이트는 2016년 자신이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을 사용, BTC의 개념을 설명한 백서의 저자라고 주장했다. COPA(Crypto Open Patent Alliance·가상자산 개방 특허 동맹)는 “라이트의 거짓 주장이 오픈소스 기술 개발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라이트는 2019년부터 BTC 네트워크 소유권을 확보하고 반론을 통제하기 위해 개발자 다수를 고소했다. BTC 법률 방어 기금(Bitcoin Legal Defense Fund)은 이 같은 소송이 “개발자가 블록체인을 구축하는 것을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멜러 판사는 라이트의 공격적인 소송이 BTC 개발자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인정했다. 또 “협력적인 성향으로 추정되는 사토시가 개발자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사토시는 견해 차이가 BTC 블록체인의 하드포크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마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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