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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서도 '플레이 금지'···규제에 김빠진 블록체인 게임

넥슨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서비스 제한 58개국

EU 회원국 모두 제외…"지난달 시행 미카법 영향"

중국 게임 공세 속 토종 블록체인 게임 활기 잃어

사진=X


전 세계적인 가상자산 규제 강화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게임 사업이 고전하고 있다. 국산 게임의 인기가 높은 주요 국가에서의 서비스가 제한되면서 이용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블록체인 자회사 넥스페이스를 통해 연내 출시 예정인 블록체인 프로젝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주요국 대부분에서 서비스가 제한된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디스코드의 최근 공지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국가는 58개국에 달한다. 돈버는게임(P2E)의 사행성 이슈로 블록체인 게임 출시가 금지된 한국, 가상자산 관련 사업이 전반적으로 제한된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 블록체인 게임의 성지로 꼽히는 남미까지 제외된 이례적인 경우다.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의 블록체인 게임 출시를 기다리던 이용자들의 기대감도 한 풀 꺾였다. 한 이용자는 “서비스를 지원하는 국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기존 메이플스토리 게임 이용자가 가장 많은 국가들은 모두 빠져 어떻게 매출을 낼 계획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넥슨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는 △한국 △중국 △대만 △일본 △싱가포르 순으로 많다. 이 가운데 대만을 제외하고 한국과 중국, 일본, 싱가포르가 모두 서비스 지원 국가에서 제외된다. 기존 메이플스토리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국가들이다. 이강석 넥스페이스 사업 헤드는 “제한 국가 중엔 블록체인 게임이 금지된 국가도 있다”며 “규제뿐만 아니라 저희가 서비스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시장이 어디인지 고려해 서비스 제한 국가를 설정했다. 이들 역시 서비스가 영원히 제한하는 것은 아니고 추후 제한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서비스 제한 국가 목록/ 출처=디스코드


전문가들은 각국의 가상자산 사업자 등록 규정 등 최근 더욱 강화되고 있는 가상자산 관련 규제가 서비스 지원 범위 확장을 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미 다수의 블록체인 게임들이 지원됐던 EU 회원국들이 갑작스레 서비스 지역에서 빠진 이유로 지난달 말 시행된 유럽 가상자산법 미카(MiCA)가 꼽힌다. 권단 디케이엘파트너스 대표 변호사는 “미카엔 NFT나 게임 코인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가상자산 거래가 이뤄지는 게임 플랫폼은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에 해당돼 인가를 받아야 한다”며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플랫폼의 경우에도 플랫폼에서 게임 코인과 다른 코인 간이나 법정화폐 간의 교환이 이뤄진다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에 해당돼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 인가가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넥슨에 앞서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다른 국내 게임사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국내 게임사들은 불명확한 가상자산 법망을 저촉할 위험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국산 지적재산권(IP)의 주무대인 한중일 3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의 서비스를 울며 겨자먹기로 제한하고 있다. 컴투스의 엑스플라(XPLA) 기반 게임 ‘워킹데드: 올스타즈' 등과 카카오게임즈 보라(BORA) 기반의 ‘아키월드’ 등은 한국·중국·일본·싱가포르에서 서비스가 제한된다. 자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마브렉스에서 ‘A3: 스틸 얼라이브’와 ‘모두의 마블’ 등 게임 3종을 서비스 중인 넷마블은 한국·중국·베트남에서 서비스가 제한되고 있다.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 기반 ‘나이트 크로우’ 등도 한국·중국 이용자들을 막은 상태다. 이들 플랫폼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의 성격을 띤다고 판단될 경우 미카법에 따라 EU 회원국에서의 서비스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미카법은 법 시행 이전에 서비스를 제공해온 사업자들이 EU 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시행일로부터 6개월까지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이 금지된 한국을 벗어나 글로벌 버전 게임을 잇따라 출시했던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기존 게임의 핵심 이용자층을 끌어오지 못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17일 디앱레이더로 확인할 수 있는 카카오게임즈 아키월드의 24시간 활성지갑수(UAW)는 4개에 불과하다. 하루 동안 블록체인 위에서 아키월드 계정을 활성화한 이용자가 4명밖에 없는 셈이다. 하루 동안 처리된 거래량도 2건에 그친다. 넷마블의 대표작인 A3: 스틸 얼라이브도 24시간 활성지갑수 31개와 거래량 33건을 기록했다. 국내 게임사 자체 발행 코인의 가격도 모두 최고가 대비 95%에 육박하는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고전 중이다.

블록체인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위메이드는 최근 가상자산 지갑 등 상당수의 블록체인 서비스 지원을 중단하고 레이어2 개발 자회사 라이트스케일의 지분을 축소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블록체인 게임 업계 관계자는 “발행한 가상자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블록체인 사업의 활기가 사그라든 상황”이라며 “게임 업계 자체도 중국산 게임 공세와 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블록체인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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