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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앞두고 발행된 ‘트럼프 코인’···투자 광풍에 시총 16조원 넘어  

트럼프 그룹 측이 80% 보유…“대통령직 이용해 돈 벌어”

트럼프 당선인이 17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피셜트럼프 밈 코인의 발행을 알리고 있다.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 시간) 취임을 앞두고 자체 밈코인을 출시한 가운데 거래 24시간 만에 16조 원 가량의 자금이 쏠렸다. 밈 코인은 내재적 효용 없이 패러디나 농담 등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자산을 뜻한다. ‘친(親) 가상자산 대통령이 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광풍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17일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과 X(옛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OFFICIAL TRUMP)’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가 지지하는 모든 것 ‘승리’를 축하할 때”라며 “매우 특별한 트럼프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TRUMP’를 획득하라”고 했다. 이 코인은 지난해 7월 13일 트럼프 당선인의 피격 사건 당시 모습을 본떠 만들어졌으며 코인 유통량의 80%는 차남 에릭이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의 계열사 2곳(파이트파이트파이트 및 CIC디지털)이 보유하고 있다. 해당 코인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유일한 공식 트럼프 밈’이라는 문구가 내걸려 있다.

취임을 사흘 앞두고 출시된 ‘트럼프 코인’의 인기는 그야말로 뜨겁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실제 세계 주요 거래소에서 18일 6.24달러에 거래되기 시작한 이 밈 코인은 한국시간 19일 오후 5시 50분 기준 830% 오른 58달러에 거래되는 중이다. 시가총액은 113억 달러(약 16조 5000억 원)까지 치솟았다. 폭스비즈니스는 이 코인이 출시 당시 몇 센트에 불과했지만 33.87달러로 오를 때 상승률이 이미 1만 8000%에 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밈 코인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단 대통령이 직접 코인을 발행하고 코인 상승에 따른 이익 상당 부분이 트럼프 그룹에 귀속돼 이해 상충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영리단체 캠페인리걸센터의 이사 아다브 노티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밈코인 발행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직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하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해당 코인을 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가상 자산 규제 완화 등을 약속한 상황에서 금융 사고의 위험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규제에 앞장섰던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물러나고 가상화폐 친화적 인사들이 차기 내각에 참여하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가상화폐를 ‘국가적 우선순위’로 지정하거나 가상화폐 자문위원회를 신설하는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 등이 나온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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