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프라임 브로커 ‘히든로드’를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8557억 원)에 인수한다고 9일 발표했다. 인수는 규제 승인 절차를 거쳐 수개월 내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리플은 글로벌 다중 자산 프라임 브로커를 보유하고 운영하는 최초의 가상자산 기업이 된다. 히든로드는 외환(FX), 디지털 자산, 파생상품, 스왑, 채권 등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청산, 프라임 브로커리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대상 원스톱 플랫폼이다. 리플은 프라임 브로커를 인수해 전통 금융권 기관 채택을 위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히든로드는 연간 3조 달러(약 4453조 8000억 원) 이상의 거래를 청산하며 300곳 이상의 주요 기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리플의 재무 기반을 바탕으로 고객 서비스 역량을 확대해 비은행권 최대 규모 프라임 브로커 중 하나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리플USD(RLUSD)는 실질적인 활용도를 갖춘 스테이블코인으로서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히든로드는 자사 프라임 브로커리지 상품의 담보 자산으로 RLUSD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RLUSD는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 시장 간 효율적인 교차 마진을 지원하는 최초의 스테이블코인이 된다.
히든로드는 사후 거래 활동을 XRP 레저(XRPL)로 이전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XRPL은 기관용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블록체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플은 또한 자사의 국제 결제 솔루션인 ‘리플 페이먼츠’의 비용·유동성 구조를 최적화하고 히든로드 이용자에 수탁(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한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전통 금융의 가상자산 채택은 다음 단계로 접어드는 전환점에 와 있다"며 "리플의 입지와 엑스알피(XRP)의 강점을 활용해 사업을 가속화하고 기존 솔루션과 기술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 애쉬 히든로드의 창립자 겸 CEO는 “리플의 인수로 히든로드의 고객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신규 상품 출시와 더 많은 시장·자산군으로의 확장이 가능해졌다”며 “리플과 함께 전통 금융 시장에서 기관 고객들이 기대하는 신뢰성과 안정성을 디지털 환경에 맞게 설계하고 최적화된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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