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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서 1.8조 이탈···비트코인 디파이 신뢰 흔들

비트코인 TVL 12% 감소…BABY도 급락

"비트코인 디파이 생태계, 아직 미성숙해"

소수 예치자 의존도·짧은 타임락 등 개선

22일 오후 4시 디파이라마 기준 비트코인 네트워크 총예치자산(TVL)은 약 73억 달러다.


비트코인 기반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 생태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디파이 성장세를 이끌던 바빌론 프로토콜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하면서 비트코인 디파이에 대한 구조적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생태계 미성숙에서 비롯된 ‘성장통’으로 해석하고 있다.

22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총예치자산(TVL)은 약 73억 달러(약 10조 4000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 17일 바빌론의 주요 검증자인 롬바드가 프로토콜 업데이트를 이유로 13억 달러(약 1조 8500억 원) 상당의 BTC를 회수하면서 TVL이 12% 급감했다. 유틸리티 토큰인 바빌론(BABY) 가격도 일주일 새 24.1% 하락한 0.077달러를 기록했다.



바빌론은 스마트컨트랙트를 지원하지 않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디파이를 구현하려는 시도로 주목받았다. 스마트컨트랙트는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계약 기능이다. 이더리움 등 주요 블록체인에서는 이를 활용해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가 가능하다. 반면 비트코인은 해당 기능이 없어 디파이 구현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바빌론은 '타임락(time-lock)' 구조를 통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이용자가 일정 기간 동안 비트코인을 묶어두면, 그 자산을 기반으로 검증자에게 참여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 이 대가로 보상 토큰인 바빌론(BABY)을 받는다.

바빌론 프로토콜이 등장한 이후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8월 바빌론 출시 당시 10억 달러(약 1조 4247억 원) 수준이던 TVL 규모가 불과 4개월 만에 100억 달러(약 14조 2470억 원)를 돌파하며 10배 넘게 급증했다. 가상자산 대표주자이지만 실사용성이 낮다는 비판을 받아온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끌어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자금 유출로 비트코인 디파이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 국내 커스터디 업계 관계자는 “바빌론의 스테이킹 도입 제안을 받았지만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보류 중”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도 “바빌론 TVL의 3분의 1이 한 번에 빠졌다”면서 “비트코인 디파이의 미래가 의심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를 비트코인 디파이의 구조적 실패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휘원 디스프레드 컨설턴트는 “블록체인 시장은 경제적 인센티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번 TVL 급감 역시 설계 결함이라기보다는 시장 참여자의 선택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윤성 타이거리서치 선임연구원도 “TVL의 급격한 변동은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이는 시스템 성숙과 개선을 위한 학습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바빌론 스테이킹 구조가 소수 검증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점은 해결 과제로 지적된다. 이 컨설턴트는 “스테이킹 구조가 일부 대형 검증자에 집중되며 중앙화 우려가 남아 있는 것은 분명한 과제”라고 말했다. 조 선임연구원도 “현재 구조가 소수 예치자에 의존하고 있어, 특정 행위자의 움직임만으로도 전체 시스템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락업(출금 제한) 기간이 3일에 그쳐 대규모 자금 이동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안정성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선임연구원은 “대형 스테이킹에 대한 보상 조정이나 더 분산된 풀 구조 같은 개선책이 논의돼야 한다”며 “보안과 커뮤니티 소통을 강화하면 비트코인 디파이에 대한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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