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카드가 국내에 가상화폐 결제 관련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해외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맞춰 관련 사업을 추진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마스터카드는 이달 초 가상화폐 결제처리업과 가상화폐 전자이체,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증 서비스 등을 위한 ‘프라이스리스(priceless)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다. 상표 출원 대리인은 국내 법무법인 KCL이 맡았다.
프라이스리스는 마스터카드의 브랜드 슬로건이자 카드 이용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리워드 플랫폼 이름과 같다. 업계에서는 마스터카드가 국내에서 해당 브랜드를 스테이블코인 같은 가상화폐 결제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해외에서 이미 스테이블코인 결제 관련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메타마스크와 크립토닷컴, 오케이엑스(OKX) 등 주요 가상화폐 기업들과 협력해 발급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카드가 대표적이다. 이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충전해 결제하는 체크카드 형식으로 전 세계 1억 5000만 개 이상의 마스터카드 가맹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을 지원하는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마스터카드 멀티 토큰 네트워크(MTN)'도 구축했다. MTN은 스테이블코인뿐 아니라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 예금 토큰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을 하나의 결제망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글로벌 결제망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자산 거래 인프라 역시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네이버와 두나무의 스테이블코인 사업 협력 가능성이 부상하는 가운데 글로벌 결제사인 마스터카드까지 경쟁 가세하면서 국내 스테이블코인 결제 표준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급결제 시장의 재편 흐름에 위기감을 느낀 국내 카드사들도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마스터카드 관계자는 “이번 상표 출원은 마스터카드가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 결제 사업을 포함해 전반적인 사업 영역을 아우르는 포괄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