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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톺아보기]블록체인, 카카오뱅크의 부족함 채울까

이일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교수
핀테크 (FinTech)는 금융(Financial)과 기술 (Technology)의 합성어다. 금융 서비스와 IT 기술을 묶어 전통적 금융 서비스와 차별화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송금·결제·투자 분야에서 시작해 전자화폐, 전자 결제 시스템, 금융 투자 플랫폼 등 일상 깊숙이 파고드는 중이다.

핀테크는 블록체인 기술과 더불어 금융 시장의 큰 화두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인터넷 전문 은행으로 핀테크 서비스를 시작한 후 6개월여 만에 500만 계좌를 개설했다. 해외 송금 건수도 7만6,000건 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카카오뱅크의 성공은 기존 금융 시장에 ‘메기 효과’를 가져왔고, 은행들은 부랴부랴 모바일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해 편의성을 높이고 대출금리와 수수료를 낮추는 등 분주하다.

금융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뭐였을까?



세상은 초고속 모바일 시대로 빠르게 옮겨갔는데 금융은 폐쇄적이고 경직된 구식의 인프라에 여전히 갇혀있다. 한 번 이용하려면 오랜 시간과 복잡한 절차, 불편하고 문턱도 높았다. 은행들은 소비자에게 ‘보안성’과 ‘편의성’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했다. ‘보안’을 택하면 안전을 이유로 패스워드, 그래픽인증, 보안카드, SMS, ARS, OTP 등 여러 단계를 요구했다. 빠르고 편리한 거래를 요청하면 ‘취약한 보안’으로 엄포를 놨다. 뿐만 아니라 타은행 이체, 해외 송금, ATM 등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높은 수수료를 내야 했다. 또 최신 스마트폰으로 최신 금융 앱을 초고속인터넷 망에서 사용하려고 해도 거대하고 오래된 금융 인프라의 코어 시스템에 발목이 잡혀 거래완료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카카오뱅크 인기의 이면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었다.

카카오뱅크는 ‘보안성’과 ‘편의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꼭 필요한 보안 기술을 사용하기 편하게 내재화했다. 공인인증서 대신 사설인증서를 택했다. 인증서를 보안 하드웨어 영역에 저장해 속도는 높이고 해킹은 어렵게 했다. 시스템 안에서 보안기능이 유기적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전혀 불편함을 못 느낀다.

비결은 제품과 서비스 개발 초기부터 꼭 필요한 최소한의 보안 기능을 선별해 보안성을 유지하면서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또 대출금리와 수수료는 낮추고, 예금이자는 높였다. 카카오톡과 연동해 상대방의 몇 가지 정보만 알면 돈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그렇지만 카카오뱅크라고 완벽할까?

기존 은행 보다 많이 편하고 빨라졌다. 하지만 중앙 집중화된 시스템의 근본적 단점을 그대로 안고 있다.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안정적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절치부심 뒤쫓고 있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해 차별화된 혁신을 계속 이어가기에도 한계가 있다.

데이터가 중앙에 집중되면 보안 문제가 굉장히 중요해지고 취약해진다. 중앙서버의 심각한 오작동과 성능 열화가 전체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도 너무 크다. 조만간 도래할 사물인터넷(IoT) 금융 거래 환경에서는 중앙 집중적 시스템이 많은 비용과 불편을 초래하고 보안도 더 취약해진다.

결국 중앙 집중형 핀테크 기술은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시대에 안전하고 효율적인 금융 거래를 보장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최근 핀테크 분야의 선두 업체들은 이러한 한계점을 인식하고 핀테크 기술에 블록체인을 비롯한 차세대 보안 기술을 내재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핀테크 2.0 시대’가 금융 서비스 산업의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측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핀테크 플랫폼은 기존 핀테크의 제약사항을 분산 금융 시스템 방식으로 해결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형 핀테크는 대부분의 금융 거래에서 상대방의 개인 정보와 신용 정보가 불필요하다. 모든 거래 정보는 투명하게 분산 원장에 기록되고 위변조는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은 국가 간 경계가 없어서 글로벌 상호 운용이 가능해 싼 수수료로 자금 이체가 가능하다. 또 기존에는 은행이 대출의 중심에 있었지만 앞으로는 개인끼리(P2P·peer to peer) 안전하고 저렴하게 대출을 해 주고, 클라우드 펀딩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핀테크 환경에서 소비하는 행위는 생산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게 된다.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정보는 구매자 소유의 자산으로 인정받게 된다. 개인정보를 식별할 수 없게 가공된 데이터는 제 3자에게 자동으로 전달돼 실시간으로 그 가치에 대한 대가를 암호화폐로 돌려받게 된다. 센서와 와이파이 같이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중계하는 사물인터넷 장치들을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는 자동으로 공중에 임대해 실시간으로 임대 수익을 챙기는 것도 가능하다.

또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지능을 가진 사물이 스마트 계약에 의한 프로그램대로 결제한다. 지금도 자동판매기처럼 프로그램된 대로 자동결제되는 시스템을 쓰고 있지만, 앞으로는 그 활용 범위와 금융 행위의 주체가 사물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혁신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그동안 없었던 퍼즐 조각과 같다. 분산 네트워크에서 핀테크와 사물인터넷 기술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보안성, 투명성, 신뢰성, 글로벌 상호운용성, 저비용, 빠른 속도 요구조건을 블록체인이 채워주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핀테크와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은행들은 수익모델을 위협받고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며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사라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의 예언은 조만간 현실이 될 듯 하다.

블록체인 기반의 핀테크 기술은 한 번에 금융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일단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부터 시작하지만, 점차 차별화된 영역으로 세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금융 패러다임을 확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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