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에서 발생한 해킹사건으로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당국마저 단속을 강화하며 가상화폐의 목줄을 죄고 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도 가상화폐 광고 금지를 발표하는 등 규제 협공이 강화되면서 비트코인의 국제시세는 31일 두 달 만에 1만달러선 아래로 밀려났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사기 혐의로 텍사스 소재 ‘어라이즈뱅크’가 가상화폐로 조달한 6억달러를 동결 조치하고 추가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시켰다. ICO는 투자자에게 가상 코인을 발행해주면서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해당 코인이 가상화폐거래소에 상장되면 투자자들은 이를 사고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SEC는 어라이즈뱅크가 지난해 ICO를 시행하면서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은행 지분 매입과 비자카드 제휴 등 허위 사실도 고지했다며 동결 자산은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방침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달아오른 가상화폐 시장을 감시해온 SEC가 ICO와 관련해 자산동결 조치를 취한 것은 최대의 조치”라고 평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이날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비트피넥스’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단속에 가세했다. CFTC 측은 “거래소가 코인의 가치에 해당하는 만큼 실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당국뿐만 아니라 페이스북도 가상화폐 상승세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페이스북은 금융사기와 기만행위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가상화폐와 가상화폐공개(ICO)에 관련된 모든 광고를 전 세계적으로 금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을 통한 광고도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사용자 수가 20억명에 달하는 등 글로벌 SNS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가상화폐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민주기자 parkmj@
-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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