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 은행이 중국 내 암호화폐(가상화폐) 관련 사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을 사칭한 스캠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중앙은행과 중국 인민은행이 중국 본토와 홍콩의 암호화폐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공동 발표할 것이라는 내용의 가짜 이메일이 미국 언론 매체들에 배포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지시간 7일 미국 언론 매체들에 중국 인민은행(PBoC)을 발신지로 하는 메일이 도착했다. 메일에는 “PBoC가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과 홍콩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어떠한 암호화폐도 법적 통화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규제를 통해 중국 본토와 홍콩의 모든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을 차단할 것이라 발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돈세탁, 테러 자금지원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의 국제적 명성과 금융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관계 당국의 결정인 듯한 표현을 사용했다. 발신자 주소에는 인민은행이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인 ‘@pbc.gov.cn’가 사용됐다.
이같은 메일이 미국 언론 관계자에게 배포되면서 실제 미국에서는 이 내용을 사실로 믿고 보도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미국의 한 온라인 매체는 이 메일 전문을 게재하며 중국과 홍콩의 암호화폐 규제 강화를 우려하는 내용을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를 사실로 믿은 중국과 홍콩의 블록체인 관계자들은 서로 새로운 규제 소식을 알리며 혼란이 일었다.
다만 메일은 모두 거짓이었다. SCMP는 “발송된 주소로 회신을 보낸 결과 ‘도메인을 찾을 수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메일이 반송됐다”고 전했다. 홍콩금융관리국(HKMA)도 “해당 이메일의 내용과 같은 기자회견은 예정된 바가 없다”며 “이메일은 가짜”라고 직접 해명했다. 아울러 “홍콩은 중국처럼 암호화폐를 두고 강경하게 규제를 펼 계획은 없다”고 명확히 했다.
레온하르트 웨이스(Leonhard Weese) 홍콩 비트코인 협회장은 “시장 교란을 통해 비트코인을 폭락시켜 이득을 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가짜 이메일을 보낸 의도를 분석했다.
/원재연 인턴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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