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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로 산산조각난 EU, '블록체인'으로 하나됐다

22개 EU 회원국 '유럽 블록체인 파트너십' 출범 공동서명

고집불통 영국, 블록체인에 굴복... 2년 만에 EU와 다시 손잡아

EU도, 영국도 블록체인이 구심점이자 디딤돌... 공동체 희망

블록체인으로 똘똘 뭉친 EU... 재기의 발판 마련할까 관심

유럽 집행위원회가 공개한 서명 리스트./ 사진= EU 집행위원회 웹페이지

블록체인 기술을 모든 공공 서비스에 두루 적용하고 글로벌 시장 표준을 잡기 위해 유럽연합(EU) 회원국 22개국이 하나로 뭉쳤다. 22개 나라는 유럽 집행위원회가 출범시킨 ‘유럽 블록체인 파트너십’ 선언문에 공동서명함으로써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협력체계를 유지하는 등 블록체인과 관련한 모든 실무 지침을 공유하게 됐다.

공동서명한 EU 회원국 중 유독 눈에 띄는 국가가 있다. 지난 2016년, EU의 재정 악화로 내야 할 분담금 부담이 커지자 EU 잔류에 대해 반대를 선언한 채 독자적 행보를 보여온 영국이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일자리가 축소되고 경기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등의 부정적인 전망에도 눈 하나 깜짝 않던 영국이 ‘블록체인’에 반응하며 EU와 다시 연대를 구성한 이유는 뭘까.

블록체인 기술이 브렉시트로 휘청였던 EU 회원국을 다시 하나로 통합시키는 구심점이자, 유럽 국가들이 경기침체를 딛고 일어서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고집불통 영국, 블록체인에 굴복= 지난 2016년 6월 진행된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 3,000만 명이 넘는 영국 국민 중 52% 가량이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영국의 EU 탈퇴가 공식화됐다.

이에 해외 유수 증권사 및 투자은행 유명인사들은 세계 경기 침체를 우려하며 재투표를 요구했다. 실제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내 많은 기업들이 불투명한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민 재투표를 주장했다. 영란은행은 금융권 일자리 7만 5,000개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처럼 악영향에 대한 전망이 넘쳐나도 영국은 꿈쩍도 안 했다.

이후 영국의 경제 성장은 급격히 둔화했다. 파운드는 약세를 보였고 소비자 지출은 줄었다. 파운드화 가치는 국민투표 이후 달러화 대비 12% 떨어졌다. 영국인들이 수입품을 구매할 때 더 비싼 값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고집불통 영국이 블록체인에는 마음을 열었다. 블록체인을 대하는 여러 국가들의 태도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영국은 암호화폐 생태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영국 정부는 영국 재무부와 영란은행, 금융행위감독청(FCA)을 중심으로 암호화폐의 위험성 및 이익을 집중 연구한다는 명목 아래 암호화폐 TF(테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당시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부 장관이 “영국은 핀테크 시장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고려할 때, 영국은 암호화폐를 일종의 핀테크 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가능성 열려 있어... EU도 영국도 열광= 아직 블록체인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낙관하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 만일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여러 국가들이 힘을 모아 움직인다면 더더욱 무시하기 힘들다. 실제로 지난 3월 열렸던 G20(주요 20개국) 회담 결과에 모든 국가가 주목했던 것도 국제적 차원의 움직임이 동반됐을 뿐 아니라, 결과에 따라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국가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이 EU 탈퇴를 이유로 미래 기술의 한 축이 될 블록체인 기술의 연대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계가 사람 대신 사회적 신뢰에 기반한 거래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런 가능성은 유럽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올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기술 중 하나로 거듭날 만큼 잠재력이 무시무시하다”고 강조했다.

◆ 세계 경제 쥐고 흔드는 국제적 리더들 대거 서명=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EU 회원국들은 독자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시도할 수 있는 단일 시장을 구축함으로써 개개인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브렉시트 이후 경기 침체만 겪어 골머리를 앓아오던 영국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EU 회원국이 힘을 모아 세계를 상대로 공동체적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분명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선사할 기회가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EU 위원회가 이번에 발표한 연대는 가히 세계 블록체인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이다. 공동서명에 참여한 국가인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선진국들은 자그마한 움직임에도 세계 정치 및 경제에 큰 변동을 일으킨다.

◆블록체인의 힘, EU를 다시 세계의 중심에 세울 수 있을까=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언한 이후 세계 경제는 흔들렸다. 실제 미국과 아시아 증시는 브렉시트 직후 일제히 급락하면서 전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2조달러 가량이 하루 만에 증발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BoA(뱅크오브아메리카)와 매릴린치 분석가들도 브렉시트에 대해 “시장 충격이 매우 크다”며 “충격은 매우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며 충격은 취약했던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시 선진국의 움직임에 향후 6분기 동안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 이상 뒷걸음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 국가의 움직임에 증시가 폭락하고 전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는 가운데 몇몇 선진국 모두가 함께 움직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뜻할까. 이번 유럽 블록체인 파트너십이 세계 경제에 어떤 변수로 남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공동서명은 마감된 상태가 아니다. EU 회원국이라면 언제라도 가입이 가능한 상태라는 뜻이다. 또 집행위원회가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은 8,000만 유로 이상이며 향후 2020년까지 약 3억 유로를 더 투자할 것을 고려했을 때, 블록체인 파트너십은 더욱 막강한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을 구심점으로 똘똘 뭉친 EU가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다시 우뚝 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연지 인턴기자 yjk@decenter.kr

김연지 기자
yj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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