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처럼 공급량을 조절해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암호화폐 개발에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모였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고위 임원과 헤지펀드 업계 거물이 손잡고, 구글 등 내로라하는 기관들이 투자했다. 이처럼 프로젝트는 야심 차고 거액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시장은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어 누구의 판단이 맞을지 지켜볼 일이다.
18일(현지시각) CNBC 등에 따르면 연준 의장 후보였던 케빈 워시(사진) 전 연준 이사와 헤지펀드 업계의 큰 손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진행하는 ‘베이시스(Basis)’ 프로젝트에 구글 GV 벤처, 베인캐피탈 등이 1억3,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베이시스 프로젝트는 ‘알고리즘을 통해 암호화폐의 유통량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나섰다. 베이시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급량이 한정된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수요에 따라 가격이 극심하게 움직인다”며 “변동성은 암호화폐가 주류로 자리 잡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방해요소”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앙은행은 화폐 공급량을 늘렸다 줄여다 조절함으로써 가격을 안정시킨다”며 “유통량 조절 알고리즘을 만들면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미국 달러나 소비자 물가지수에 연동된 암호화폐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케빈 워시와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일찍부터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변동성이 심한 비트코인은 거래의 매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워시 전 연준 이사는 “암호화폐는 극심한 가격 변동성 때문에 효율적인 결제수단이 될 수 없다”며 “연준이 나서서 암호화폐를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렇게 말하던 그가 연준을 나와 직접 개발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베이시스 프로젝트에 대해 암호화폐 업계는 회의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처럼 유통량을 조절할 수 있는 암호화폐는 없다”며 “앞으로도 그런 인프라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연지 인턴기자 yjk@decenter.kr
- 김연지 기자
- yj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