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나라의 선례를 따라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블록체인 등 선도 기술 분야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아야 합니다”

박수용 서강대학교 지능형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3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ABF(Asia Blockchain & Fintech) in Seoul’의 메인 컨퍼런스 ‘fuze 2018’에서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도전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센터장은 지난 6월 신설된 서강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산하 지능형블록체인연구센터의 수장이다.

박 센터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미래 산업계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 내다봤다. 화폐의 개념과 기능이 새롭게 재정의되고 비즈니스 모델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 센터장은 “알고리즘 프로그램 기반의 암호화폐, 즉 디지털 머니가 보편화하면 사람뿐만 아니라 기계도 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 휴먼(human) 투 휴먼을 넘어 머신(machine) 투 머신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글, 우버 등은 플랫폼을 통해 독점적 지위를 만들고 거기에서 이득을 취했다”며 “앞으로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위에서 참여자들이 서로 간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그것을 나눠 갖는 비즈니스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와 같은 셰어링 이코노미 환경에선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가치도 자연스레 커지기 때문에 수익 모델 역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현재 블록체인이 직면한 세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블록체인 3.0 시대를 열기 위해선 상호운용성과 지속가능성, 확장성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지금의 블록체인 환경은 기업들이 각각 저마다의 블록체인을 만들어 운영하기 때문에 서로 간의 인터체인지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블록체인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메인넷들이 20~30년 동안 시스템을 유지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또 소수의 비즈니스들이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수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범용 인프라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IoT와 인공지능(AI), 블록체인이 한데 모여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전체 거버넌스를 짚으며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기술과 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4차 선도기술의 가장 밑단에서 센서들이 정보를 수집하면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동작하는 것”이라며 “블록체인은 가장 위에서 커머스, 페이먼트 등 통합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기능들은 블록체인의 궁극적 지향점인 사람과 사람 간의 신뢰 위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BF in Seoul 2018’은 블록체인 미디어 디센터가 주관하고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신문, 체인파트너스, 위워크 등이 공동주최하는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행사다. 31일까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과 위워크 등에서 ‘퓨즈(fuze) 2018’과 ‘ABF 페스타(Festa)’ 등이 개최된다.

/김소라기자 srk@decenter.kr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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