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경영권을 확보한 김병건 BXA 대표는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빗썸 인수 자금 마련은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고, 향후 사업은 STO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끄는 BXA사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회사로 빗썸의 실질적인 대주주다. 김 대표는 BXA의 비전으로 △기술 기반 지식 사회 △컴플라이언스를 전제한 플랫폼 △유동성 높은 법정화폐와 암호화폐의 연결 △실시간 결제, 증권화 토큰, 기타 금융 파생상품 제공 등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거래소 유동성 및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고 기술 보유업체와 유동성 공급업체와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STO 발행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된 BXA 토큰 판매로 빗썸 인수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의혹의 근거는 토큰 투자로 인수대금을 납부한다는 얘기”라며 “BK글로벌컨소시엄은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0%를 조금 넘는 주식을 인수했고, BXA 토큰으로 모은 자금은 인수자금으로 전혀 쓰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BXA 판매 자금은) 메인넷 개발 등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에 사용할 것이며 메인넷 개발은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말했다. 또한 “인수자금 4억 달러는 모두 차입 없이 지급할 것”이라며 “1억 달러는 납부를 완료했고, 2월중 잔금을 납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빗썸 인수처로 알려진 BK컨소시엄에 대해서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회사는 일본·미국·중동·영국계 자금”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이니셜로 언급한 업체들은 향후 공동 사업의 파트너 성격이 강하다. 일본계 A업체는 일본의 대표 IT기업에 투자해온 곳이고, 일본 블록체인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B업체는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로, BXA의 보안솔루션을 함께 구축했다. N사는 중동의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뉴욕 소재 운용사이고, F사는 영국 투자회사로 BXA 사업 가치를 보고 투자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사들이 많이 접근했으나, 돈보다는 업무를 같이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며 “글로벌 사업 확장 능력을 갖춘 투자자들”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문제가 불거진 BXA 토큰의 공동구매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대표는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BXA 토큰의 공식 판매권(멘데이트)은 오렌지 블록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또 “(BXA 토큰을)국내서 판매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한국의 공구방 총판들이 오렌지블록과 사전 협의 없이 토큰을 판매한 후 오렌지블록에 접촉했는데 오렌지블록 측에서 이를 받지 않은 사건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에 불만이 생긴 국내 총판들이 오렌지 블록과 BXA를 음해하려는 시도를 했고 피해를 막기 위해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킹슬리(Kingsley)를 스캠(사기) 리스트에 올린 것과 관련, 김 대표는 “킹슬리가 스캠이라는 것이 아니라, 킹슬리의 이름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것이 스캠이라고 발표한 것”이라며 “킹슬리 측과도 멘데이트와 관련해 협의를 했으나 NDA를 어겨 최종적으로는 계약을 하지 않게 되었다”고 답변했다.

킹슬리와 계약을 논의하던 단계에서 일부 자료가 불법으로 유출되었고 이를 악용해 자금을 모으러 다니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 지난 11월 28일부터 킹슬리 이름으로 판매하는 것은 스캠임을 공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오렌지블록은 저의 요청에 따라 해외에서 적격 투자자인 기관투자자를 통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프라이빗 세일이 거의 마감되었다”고 덧붙였다.

BXA 토큰의 역할에 대해 김 대표는 “얼라이언스에 참여한 거래소들이 지불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어 실생활에서 쓸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며 “특별한 기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고, 이커머스에서도 토큰을 사용해 물건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래소 상에서는 거래 수수료를 (BXA토큰으로) 지불하고, BXA 마켓(BXA를 기축으로 다른 토큰을 거래하는 시장)을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BXA가 기축통화로 작용하는 BXA 마켓을 곧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XA그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김 대표는 △10여 개 국가의 법정화폐 기반과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오더북의 공유를 실현할 것이며 △2019년 2분기에는 BXA 메인넷을 출시, 이를 통해 많은 파트너와 유동성 확보하고 △내년 화두가 될 STO 등 디지털 금융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STO(증권형토큰공개) 발행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오더북을 공유하기로 한 거래소는 총 12개 국가의 거래소들이며 최고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휴사(얼라이언스) 외에도 개방을 해서 외부 거래소와도 유동성을 공유할 계획이고, 글로벌 거래소와 함께 협력해 생태계를 공유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빗썸 자금으로 다른 거래소나 블록체인 관련 기업 인수도 고려 사항 중 하나”라며 “거래소 인수가 BXA얼라이언스에 해당하는 것이며 새로 거래소를 만드는 것과 인수하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인수를 위해서는 현지 업체와 정부의 도움이 모두 있어야 한다”며 “거래소가 아닌 다른 블록체인 업체에 대한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은 증권형 거래소가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STO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미국 증권형 토큰시장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끝으로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경고 덕에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고 본다”며 “업계가 규제를 풀어달라 어필하고 있지만, 빗썸은 규제를 풀 것이냐 말 것이냐 언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부 정책이 나오면 1부터 100까지 100%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서연기자 minsy@decenter.kr

민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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