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업계에서 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외국어, 개발능력, 혁신 등등…많은 조건들이 제시됐지만, 윤재섭 템코 대표는 “무엇보다도 고정관념을 버리고 변화에 대해 빠르게 수용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5일 고려대학교 우정정보관에서 열린 ‘블록체인 직업탐방’ 패널 토크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는 FOUNDERS2019의 둘째날 프로그램이다. ‘FOUNDERS2019’는 블록체인 업계에 관심 있는 대학생과 취업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대학생 블록체인 인턴십 연계 매칭 프로그램’으로 디센터유니버시티와 고려대학교가 공동 주최했다.
블록체인 사업들이 활발하게 펼쳐지기 시작한 지난해, 새로운 프로젝트와 직업이 생겨났다. 무주공산을 점령하고자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신산업 분야에 뛰어든 전문가들도 있다. 이날 패널 토론에서는 블록체인 분야에 도전한 윤재섭 템코 대표, 엄지용 GXC 리드, 김흥범 카이버네트워크 CM이 참여해 업계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패널들은 체계적 시스템이 갖춰진 조직 안에서는 개개인이 역량을 발휘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포스코에서 7년 정도를 근무했다고 밝힌 윤재섭 템코 대표는 “대기업 안에서 2~3년이 지나고 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스템에 맞춘 사람이 되게 된다”며 “회사 내에서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위에 올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도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대기업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것도 좋았지만, 시스템 안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가장 크게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IT, 특히 이 분야는 아직 초창기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전망했다.
블록체인 개발자인 엄지용 GXC리드는 “대기업에서는 우수한 사람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누구로 교체 해도 시스템이 돌아가게 되어 있다”며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이 참여하기에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자신이 ‘사회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실험에 직접 도전해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기존에 없던 직업군에 대한 도전도 있다. 국경을 넘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담당하는 CM(커뮤니티매니저)는 해외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속속 한국에 진출하면서 새로이 각광 받게 된 직업이다.
해외 프로젝트의 한국 담당자인 김흥범 카이버네트워크 CM은 “홀로 일하기 때문에 국내 사업개발, 투자자 소통, 언론 응대 등 전반적 업무를 도맡게 된다”며 “국내에서 혼자 일을 하는 외로움은 당연히 있을 수 있지만, 싱가포르·키프로스 등 생소한 해외 인사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다양한 해외경험 또한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과 관련된 학과가 개설된 대학·대학원은 드물다.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블록체인의 범위가 아직 좁은 상태에서 블록체인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석사 등의 학위가 얼마나 중요할까? 엄 리드는“학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필드에 나와서 직접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인이 어떤 개발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디센터유니버시티와 고려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블로코, 템코, GxC, 인큐블록, 디블락, 글로스퍼, 예스24, 파운데이션X, 법무법인 한별, 카이버 네트워크, 헥슬란트 등이 참여했다. 전공과 무관하게 블록체인에 대해 관심 있는 대학생 또는 업계 취업 희망자 110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블록체인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과 만나 강의를 듣고, 현장 전문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수료 후 취업을 희망하는 참가자들은 소정의 절차를 거쳐 인턴십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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