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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소품블 40]사업과 사기의 양면성이 있는 ICO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교수/한국블록체인학회 부회장

“뻥이요”

지금은 구경하기 어렵지만, 예전에 동네에서 쌀, 보리, 옥수수 등을 튀기는 아저씨의 구수한 목소리이다. 동네 아이들은 귀를 막고 조마조마 뻥 소리를 기대했다. 사실은 뻥튀기 과자의 등장을 더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어려운 살림으로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한 시절에 서민들의 귀한 간식거리이었다. 지금은 뻥튀기가 다이어트 식사로 훌륭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갈빵이라는 중국식 과자가 있다. 빵빵한 크기가 특징인 바싹 구워진 호떡 종류이다. 그러나 내용물은 없고 공기만 가득한 안쪽이 텅 비어있다. 겉으로 볼 때는 크지만 속은 비어 있는 과자로 크기만 보고 선택을 했다면, 이내 속았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우리의 뻥튀기 과자보다 부풀어진 스케일이 더 크다.

서양에서는 옥수수를 튀겨서 팝콘으로 만들어 먹는다. 영화관에서 즐겨 찾는 간식거리이다. 우리는 옥수수를 튀겨서 강냉이를 만들었다. 강냉이는 시대에 따라서는 굶주림을 메워주는 구황식품의 역할을 하기도 했고, 즐겨 먹었던 간식 중 하나이다. 강냉이는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훌륭한 식사가 되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고, 강냉이를 최고의 식품이라고 한다면, 과장된 표현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허황한 표현을 왜 사용하려는지 의심해야 한다. 잘못된 의도를 갖고 전달하는 것은 바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보다 더 크게 부풀려진 모습을 뻥튀기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분야가 과자가 아니라면 생각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크게 부풀린다는 의미에서 ‘뻥’과 ‘사기’는 닮아있다.

사업(事業, business)과 사기(詐欺, fraud)를 구별하는 것은 종이 한 장의 차이에 불과하다.

사업(事業)이란, 어떤 일을 일정한 목적과 계획을 세우고 짜임새 있게 지속적으로 경영하는 행위, 또는 그 일을 말한다. 한자로 일 사(事)와 일하다 업(業)을 사용한다. 영어 표현 ‘business’(비즈니스)를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사기(詐欺)는 고의로 사실을 속여서 사람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한자도 속일 사(詐)와 속일 기(欺) 자를 쓰고 있다. 철저히 속이려는 행위를 지칭하고 있다.

사기의 요건은 어떻게 되고, 확인할 수 있을까?

우리가 심리적으로 느끼는 사기는 속았다는 사실로 정리해보면 간단하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처음부터 의도성이 있는지를 판단의 근거로 삼고 있다. 의도성을 밝혀내는 것이 쉽진 않다. 궁예가 사용했다는 관심법이 있다면 모를까, 어찌 사람의 속마음을 그리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인가?

피해자가 있어도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은 경우를 종종 언론을 통해서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손해를 입은 사람의 억울한 심정이 때로는 선량한 사업가를 옥죄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정부에서는 지난 가을에 진행한 국내 ICO(Initial Coin Offering) 실태 조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며, 향후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임의 협조에 따른 조사라는 방식의 이상함을 떠나서, 결론은 예상을 벗어나지 못해 아쉽다. 법의 미비점으로 인해 해외에 법인을 세우고, 비용의 절감을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세우게 된 절차를 모두 사기로만 바라보는 것이 안타깝다.

특히 불법적인 ICO에 대해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를 하고 있지만, 합법적인 ICO에 대한 제시는 없다는 것이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멘붕’이 올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2019년 새해 벽두부터 블록체인 사업 지원을 위해 많은 예산이 책정되어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또, 블록체인 업체들이 벌써 여러 행사를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제도적으로 사업을 하는 기업이 사기꾼이 되지 않도록 법과 절차를 만들어서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육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민간분야의 블록체인도 사기가 아닌 사업의 영역에서 관심을 받도록 제시를 해야 한다. 새로운 투자 제도에 대한 지침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블록체이너들도 사기가 아닌 사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의식과 사명감이 같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교수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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