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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위원 “늦어지는 암호화폐 규제가 업계엔 좋을 수 있다"

‘크립토 엄마’ 헤스터 피어스 위원, 이번에도 親암호화폐 발언

“규제 확립 지연될수록 업계는 기술 발전시킬 시간 버는 셈”

“과잉규제가 업계 발전 막기도…현 증권법 내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SEC 태도도 지적…“암호화폐라면 무조건 피하고 본다”

/셔터스톡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암호화폐 규제 발표가 지연되는 것이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다소 역설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헤스터 M. 피어스(Hester M. Peirce) SEC 위원은 미주리 법학대학교 연설에서 “암호화폐 규제 확립이 지연될수록 업계는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규제가 자리 잡지 않은 이상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을 번다는 얘기다. 피어스 위원은 “규제의 모호성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라면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기술적으로 더 성숙해지면 SEC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스터 M.피어스 SEC 위원.

피어스 위원은 SEC의 ‘크립토 엄마(Crypto Mom)’로 불리는 친(親) 암호화폐 인사다. SEC가 지난해 7월 윙클보스(Winklevoss) 형제의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신청을 거부했을 당시 그는 해당 결정에 대해 “규제 기관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SEC가 비트코인 ETF 신청을 거절한 가장 큰 이유는 기초자산인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인데, ETF 자체가 아닌 기초자산의 성격을 판단한 것은 권한 밖이라는 지적이다.



피어스 위원은 이번 연설에서도 별명에 걸맞았다. 과잉규제가 암호화폐 업계의 발전을 막는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몇몇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은 현행법 내에서 아무런 진전도 이루지 못한다”며 “현 증권법이 그들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SEC가 암호화폐에 관해 지나치게 주저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피어스 위원은 “우리(SEC)는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맹목적으로 뛰어든 것을 비판하면서도, 우리 역시 암호화폐에서 맹목적으로 도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와 관련된 것이라면 무조건 배척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달 SEC의 동료 위원들에게 “암호화폐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지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동시에 투자자들에게는 비트코인 ETF 승인만을 기다리지 말 것을 촉구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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