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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스냅샷]인간, AI, 그리고 불멸성


전쟁에서 승리한 로마 장수가 개선문을 지나 행진한다. 시민들의 환호와 열광. 세 마리 말이 끄는 전투 마차에 원로원 의원이 조용히 올라탔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장군의 귀에 대고 말한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로마 제국은 승리에 도취한 권력자에게 인생의 유한함을 경고했다. 당신은 인간이며 언젠가는 죽는다.(mortal)

영원한 삶은 없다. 아니 있다. 거대한 컴퓨터 네트워크, 한 번 기록되면 위변조와 삭제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상에 정교하게 설계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올라간다면 가능하다.

디센터 유니버시티가 기획한 ‘블록체인 앤드 위크, 블록체인과 다른 산업이 만난다면’ 행사 셋째날 강연자로 나선 AI네트워크 김민현 대표는 “(이론적으로) 영원 불멸한 스마트 콘트랙트 코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프로그램에는 계약의 불멸성을 제어하는 명령어가 들어간다고 했다.

김 대표가 ‘문학적’이라고 말한 프로그램 코딩 라인에도 ‘mortal’이라는 단어가 있었다.(노란색으로 표시)


머지 않은 장래에 거리를 누비게 될 AI 탑재 자율 주행차를 생각해보자. 이 차는 스마트 콘트랙트에 의거 스스로 충전하고, 손님을 태우고, 요금을 받는다. 물론 암호화폐 결제다. 환경 변화에 맞춰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한다. 로봇이 모든 일을 하는 자동화 공장에서 마모된 타이어, 부품, 차체까지도 교체한다. 부품 값은 암호화폐로 지불한다.

자율 주행차, 충전소, 무인 공장을 제어하는 프로그램과 스마트 콘트랙트 코딩 안에 ‘mortal’이라는 조건 명령어가 없다면 이 자율 주행차는 100년, 200년, 어쩌면 1,000년 동안 작동할 지도 모른다.

AI와 블록체인이 이상적으로 결합하고, 그런 기술이 만들어내는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코딩에 들어 있는 문학적 명령어, 죽음이라는 단어를 곱씹어 보게 된다. AI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삶을 함께하게 될 기술이다. 만약 AI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유한성까지 갖춘다면...

김 대표는 강연 중에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의 한 장면을 인용했다.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AI 로봇 앤드류는 진짜 인간이 되고자 법원에 탄원서를 낸다. 앤드류는 200년을 살면서 겉모습부터 지능까지 인간으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했다. 법원의 결정은 이랬다.

“당신은 영원한 삶(immortal)을 살 수 있으므로 인간으로 인정할 수 없다.”

메멘토 모리, 유한함은 축복이다.
/James Jung 기자 jms@decenter.kr

정명수 기자
jms@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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