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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ut]양회를 통해 본 중국 ICT의 미래


[이 콘텐츠는 input 홈페이지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input은 콘텐츠와 모임을 통해 혁신 기술을 이야기합니다.]

말은 중요합니다. 산업을 이끄는 기업의 CEO의 말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2019년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양회’에서의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의 1년 정책이 결정되는 양회는 중국에서 매년 열리는 거대한 정치 행사입니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 두 개의 회의를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입법권을 행사하는 기관이고,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정치적 사안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는 기구입니다.


기업 CEO의 양회 발언이 중요한 이유는?



양회에선 중국의 1년 정책의 방향이 결정됩니다. 또 중국 기업은 정부 정책과 다른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죠.

바이두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중국의 검색엔진인 바이두는 현재 중국 검색엔진 시장에서 확고한 선두를 점합니다. 그러나 창업 초기엔 바이두보다 먼저 시장에 진출한 구글에 압도적으로 밀렸습니다. 상황이 역전된 때는 2002년. 중국 정부는 반정부적인 콘텐츠 유포를 막기 위해 검색 사이트를 전면 차단합니다. 바이두는 전 직원을 동원해 중국 정부가 원하지 않는 콘텐츠를 전부 삭제하고, 사이트 폐쇄 하루 만에 다시 문을 엽니다. 반면 구글은 이 같은 조치를 거부하고 무려 15일 동안 사이트가 폐쇄됩니다. 이후에도 바이두는 정부 지침을 충실히 따릅니다. 반면, 구글은 중국 정부와 계속 마찰을 빚다 2010년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죠.

중국 정부만큼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기관도 드뭅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정책이 항상 독단적인 것은 아닙니다. 싱크탱크를 통해 정책을 연구하고 산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마화텅 텐센트 CEO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의원입니다. 리옌홍 바이두 CEO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의원이죠. 이들은 의원 자격으로 양회에 참석하고, 산업계의 의견을 다른 양회 의원에게 전달합니다. 이들은 정부의 지지를 얻고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하죠.


어떤 CEO의 발언이 있었나?

이번 양회에서도 IT 산업에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현재 중국 IT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은 ‘BAT’, 즉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입니다. 이번 글에선 양회에 참석한 리옌홍 바이두 CEO와 마화텅 텐센트 CEO의 발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이두의 미래: 인공지능 그리고 빅데이터

리옌홍 바이두 CEO는 이번 양회에 참석해 세 가지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인공지능의 윤리적 연구를 강화하고 스마트 사회 발전의 초석을 닦아야 한다.”

“사람들이 더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스마트 교통 솔루션을 구축해야 한다.”

“’건강한 중국’ 전략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전자병력 관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바이두는 중국 최대의 검색 엔진을 운영할 뿐 아니라 중국 IT 산업의 대표주자입니다. 산하에 수많은 사업을 운영하고 있죠. 리옌홍의 세 가지 건의는 바이두의 미래 핵심 사업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바이두 미래 전략의 핵심 중 핵심인 인공지능입니다. 리옌홍은 양회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건의를 벌써 5년 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바이두는 2013년 베이징에 딥러닝 연구소를 세웠습니다. 이후 2014년,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인공지능실험실을 설립하고, 구글의 인공지능 인재도 영입했습니다. BAT 기업 중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타임(TIME)지는 “그의 역할 없이는 중국의 인공지능을 논할 수 없다”며 리옌홍 CEO를 2018년 1월 19일 자 아시아판 표지 모델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두의 인공지능 연구는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 기업인 바이두는 빅데이터를 가장 효율적으로 모을 수 있는 기업이며, 이러한 대량의 정보를 처리하고 학습하는 기능은 기업의 다음 단계의 성장의 필수 요건일 겁니다.

두 번째는 자율주행자동차입니다. 바이두는 자율주행차 오픈소스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폴로 파일럿 프로젝트’라고 불리죠. 아폴로 파일럿은 자율주행차에서 뇌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리고 아폴로 파일럿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이두 지도’와 ‘인공지능’입니다. 양궈(Yang Guo) 바이두 인공지능 자동차부문 총괄 기획자는 “아폴로 파일럿 차량은 지속적으로 탑승자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딥러닝(Deep-Learning)하여 사용자에게 다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보다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의료입니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바이두에선 매일 60억 번의 온라인 검색과 100억 번의 지도 검색이 이뤄집니다. 이 수치는 현재 더 커졌을 겁니다. 이러한 검색 중 10%가 의료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의료 건강’ 관련 검색은 2600만 회, ‘질병’ 관련 검색은 2500만 회, ‘병원’ 관련 검색은 300만 회, ‘의사’ 관련 검색은 50만 회였죠. 바이두는 검색엔진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중국인들의 의료문제에 깊숙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방대한 의료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습니다.

바이두에게 없는 데이터는 환자 개인의 병력입니다. 그래서 리옌홍의 양회 발언은 의료기관에서 전자 의료 기록을 작성하고, 이 데이터를 연구기관 및 기업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라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텐센트의 미래: 연결, 콘텐츠, 그리고 금융

마화텅 텐센트 CEO는 양회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7개 분야에서 제안서를 제출하고 여러 발언을 했죠. 그중 텐센트의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발언은 아래와 같습니다.

“산업 인터넷의 발전은 실물경제의 고품질 발전을 돕는다.”

“미성년자의 인터넷 이용을 보호하자.”

“웨강아오 대만구에 핀테크 특색의 개발은행을 만들고 대만구 대학을 설립해 인재를 양성하자.”

텐센트의 주력 사업은 크게 세 개로 구분됩니다. 금융, 콘텐츠, 그리고 투자죠. 금융은 중국의 카카오톡인 위챗(WeChat) 안에 포함된 결제 시스템 ‘위챗페이’를 중심으로 합니다. 콘텐츠 사업은 게임을 필두로 동영상, 영화, 웹툰 등 다방면에 걸쳐 있죠. 그리고 텐센트는 수많은 기업, 특히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수익을 거두는 투자회사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위챗은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사용하는 메신저입니다. 기업은 위챗에서 광고하거나 제품을 팔면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합니다. 텐센트가 투자한 여러 기업 중 다수도 인터넷을 통해 판매자와 소비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데에 일조하고 있죠.

‘메이투안 와이마이’와 같은 배달 앱은 넓은 중국 땅에서 판매자와 소비자를 매칭합니다. 이런 앱 덕분에 판매자는 임대료 비싼 중심상권 밖에서 작은 점포를 열고도 많은 물건을 팔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마화텅이 “산업 인터넷이 실물경제의 발전을 돕는다”고 한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2018년 4월 이후 정부가 텐센트 전체 매출 중 41%를 차지하는 게임 산업을 강력히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해 8월엔 미성년자 시력 보호와 게임 중독 예방을 명분으로 엄격한 온라인 게임 규제안을 내놓았습니다.

텐센트는 즉각 대응합니다. 미성년자의 장시간 게임 접속을 방지하기 위해 연속 접속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을 게임 내에 추가했습니다. 2018년 양회에서 마화텅 CEO는 “무엇이든 양면성이 있고 모든 게임이 악마는 아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마화텅 CEO는 건의를 통해 게임업계를 자정하려는 텐센트의 노력과 미성년자 보호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마지막으로 텐센트의 위챗페이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는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양대 산맥입니다. 텐센트는 위챗페이를 내세워 핀테크 분야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죠. 핀테크 특색의 개발은행을 언급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이두와 텐센트, 중국 대표 ICT 기업 CEO의 미래 구상

양회에서 바이두와 텐센트 두 CEO의 말은 해당 기업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고르고 고른 발언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여러 말 중 하나는 아니라는 거죠. 두 기업은 인터넷 기반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진행하는 연구 개발과 투자의 방향성은 다릅니다. 그 결과가 양회의 발언에서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양회에서의 CEO 발언은 그만큼 곱씹을 가치가 있습니다./작성 윤지은 디센터 글로벌 크루(북경대학교 국제정치경제학 석사), 편집 심두보기자 sdb@decenter.kr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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