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지난달 18일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 백서를 발표한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이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다. 금융위는 리브라에 대해 발행량 조정 매커니즘이 불명확한 점 등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상용화 성공 가능성이 큰 암호화폐로 평가했다.
금융위가 8일 언론에 공개한 ‘리브라 이해 및 관련 동향’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리브라의 발행량 조정 매커니즘이 불명확해 가치가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리브라는 ‘리브라 협회’에 예치된 준비금으로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금융위는 리브라 발행량과 준비금과의 상관관계가 모호한 탓에 리브라 발행량이 증가할 경우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치변동을 제한한다고 해도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가 가능하므로, 투기 등으로 가치가 변동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 리브라의 ICO(암호화폐공개)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대규모 ICO를 진행할 경우, 투자금이 몰리고 거래소를 통한 다량의 매수 매도가 일어나면서 투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금융위는 리브라가 가치를 보장하는 방식이 불분명하고 세부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그 실체가 미확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위는 리브라가 기존 금융시스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서술했다. 은행을 통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광범위한 자금세탁 수단으로 변질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은행 예금을 리브라로 이전할 경우 은행들의 지불 능력이 하락하고 대출금이 감소할 수 있다. 금융위기ㆍ외환위기 시엔 법정 화폐에서 리브라로 자금이 쏠리는 일종의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금융위는 리브라가 기존 가상통화의 문제를 해결하고, 현존하는 다른 가상통화보다 상용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페이스북이 24억 명에 달하는 다수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인 점 ▲글로벌 기업과 협회를 구성해 범용성 확보가 가능한 점 등이 근거로 작용했다.
페이스북이 보유한 빅데이터, 무료에 가까운 해외송금 등 리브라의 장점이 은행 산업의 경쟁을 과열시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금융위는 페이스북의 빅데이터는 대출 산업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은행 해외송금 수익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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