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이달 말에 만료되는 은행 실명계좌 계약을 연장했다.
지난 1월부터 도입된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거래하는 은행과 동일한 은행의 계좌를 보유한 이용자에게만 해당 계좌를 통해 원화를 입출금하게 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실명계좌를 사용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빗썸·코인원(NH농협은행), 업비트(IBK기업은행), 코빗(신한은행) 네 곳뿐이었다.
빗썸은 NH농협은행이 진행한 현장 실사에서 8개 항목의 ‘적정’ 의견을 받고 실명계좌 계약을 연장했다. 빗썸 손영호 대리는 “농협은 이번 재계약 점검에서 당사의 회사자산과 고객 예탁·거래금 분리 및 거래내역 분리관리 등 고객자산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코인원도 실명계좌 계약을 사실상 확정 지은 상태다. 코인원 관계자는 “사전 현장 실사가 완료됐으며 농협 측의 서명 단계만 남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업비트 또한 실명계좌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 코빗은 신한은행과 긍정적으로 협상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자금세탁방지 국제기구(Financial Action Task Force, FATF)는 암호화폐 거래소 등 암호화폐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금융권에 준하는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부과하는 권고안을 확정하고, 이를 FATF 표준으로 채택한 바 있다.
권고안에 따르면 거래소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지갑, ICO(암호화폐공개) 등 암호화폐와 관련된 다양한 관계자가 서비스 제공자에 포함돼 크립토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FATF의 권고안 내용을 담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내 거래소들은 특금법의 세부안이 공개되면 그에 발맞춰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 조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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