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끼리 힘을 합치는 ‘합종’ 작전이 등장했다.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비트루(Bitrue)는 각국의 거래소들과 파트너십을 체결, 사업 범위 확장을 꾀하고 있다. 큐리스 왕(Curis Wang) 비트루 CEO도 파트너사를 찾아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코인원과 신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크로스앵글 등 기존 파트너사들과는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14일 왕 CEO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그가 생각하는 업계 전망을 들어봤다.
그는 이어 “닷컴 버블, 모바일 앱 시대를 지나 암호화폐 시대까지 왔지만, 은행의 역할은 변한 게 없다”며 “변화가 없는 시장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비트루는 암호화폐 스테이킹 이자 지급 서비스를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왕 CEO는 “신용등급 등 복잡한 평가 없이도, 자금 상환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돈을 빌릴 수 있는 평등한 개념의 암호화폐 금융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플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초기 ‘리플 전용 거래소’를 자청한 것도 금융과 연관 깊다. 리플이 실현하고자 하는 암호화폐 금융 생태계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왕 CEO는 “리플이 성공하려면 유동성이 필요하다”며 “비트루는 리플 유동성을 공급하는 하나의 허브가 되려 한다”고 설명했다.
‘생태계 연결’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고자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을 운영하는 크로스앵글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비트루는 쟁글을 활용해 기반 국가를 벗어나지 못하는 프로젝트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왕 CEO는 테라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예로 들며 “한국에서는 테라가 유명한 프로젝트지만, 해외 투자자들은 정보의 부족으로 테라를 잘 알지 못한다”며 “쟁글로 정보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암호화폐 업계에 만연한 소통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을 통해 비트루는 국내 4대 거래소 중 한 곳인 코인원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시스템을 연결해 오더북을 공유하고, 일부 암호화폐를 동시 상장할 계획이다. 동시에 마케팅을 진행하며 각국에서 유명한 프로젝트 및 암호화폐를 해외에도 알릴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왕 CEO는 “거래소끼리도 경쟁이 아닌 협력을 할 수 있다”며 앞으로 파트너십을 확장해 나갈 것을 밝혔다.
금융 전문 암호화폐 거래소를 꿈꾸는 만큼, 최근 업계의 화두로 부상한 디파이(De-Fi)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왕 CEO는 디파이 발전을 위한 어느 정도의 중앙화는 ‘필요악’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누군가는 책임지고 생태계를 이끌어가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완전한 탈중앙화보다는 일정 수준의 중앙화 구조를 유지하고, 블록체인을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해 발전하는 방향이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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