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에리스X(Eris X)가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에리스X의 투자사에 나스닥이 포함된 만큼 ICE를 모회사로 둔 백트(Bakkt)의 라이벌이 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출범 후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않던 에리스X는 지난 7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암호화폐 파생상품 청산 라이선스(DCO)를 획득하며 선물 상품 출시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에리스X는 “연말, 암호화폐 선물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리스X는 구체적으로 어떤 암호화폐 종목의 선물 거래가 가능한지 밝히지 않았지만,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보로 보아 우선 비트코인 선물거래만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 가능 시간은 미국 중부표준시 기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계약 단위는 0.1 비트코인(BTC)이며, 계약 기간은 1개월 및 3개월이다. 만기 시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으로 자산을 인수하는 실물인수도 방식을 택했다.
전문가들은 두 거래소의 사업 목표가 달라 라이벌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중섭 <비트코인 제국주의> 저자는 “백트는 스타벅스, 마이크로 소프드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향후 결제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드러냈다”며 “그러나 에리스X는 아직 거래소 이외의 사업분야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백트가 청산시스템 등 운영사인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ICE)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데 반해 에리스X는 투자사의 인프라 활용 부분이 적다는 시각도 있다. 공개된 투자사만 26곳으로 사업 이해 관계자가 많은 에리스X를 나스닥의 자회사로 보기도 어렵고, 이 때문에 백트와 에리스X를 ICE와 나스닥의 암호화폐 분야 경쟁으로 확대하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해석이다.
두 거래소의 사업 방향 차이는 상품 계약 기간에서도 드러난다. 한중섭 저자는 “백트가 하루짜리 상품을 내놓은 이유는 향후 결제 사업까지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보인다”며 “향후 백트와 기업 간 제휴를 통해 소매점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이뤄질 경우, 정산 기준 가격은 백트의 하루짜리 선물상품 가격을 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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