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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사이퍼 특별기고]⑤ USDCoin은 어떻게 대표적인 디지털 달러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쉽게 풀어쓴 USDC 백서와 센트레 그리고 그 이후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에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글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주제로 USDC 프로젝트를 분석했습니다.


들어가며


이번 글에서는 법정화폐 담보방식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인 유에스디 코인(USD Coin)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USD Coin, 줄여서 USDC는 P2P 페이먼트사 서클(Circle)과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합작하여 만든 프로젝트 센트레(Centre)의 첫 스테이블코인이다. 서클은 골드만삭스로부터 2013~2016년 총 4회에 걸쳐 1억 3,500 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으며 2015년에는 NYDS of Financial Services로부터 최초의 BitLicense를 받은 것으로 유명한 P2P 페이먼트 기술사이다. 코인베이스 또한 2017년 기준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세계에서 가장 큰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하면, USDC의 등장이 스테이블코인계를 넘어서 암호화폐 세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사이퍼 스테이블코인 시리즈 제2편과 제3편에서 살펴보았던 다이(DAI)와 테라(Terra)는 각각 암호화폐 담보방식과 시뇨리지방식을 통해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담보 그 자체에도 가격 변동성이 존재했고, 후자의 경우에도 담보가 되는 자산이 없기 때문에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특별한 메커니즘이 필요했다. 이 두 가지 방식은 보다 탈중앙화된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 직관적이지 않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사실 스테이블코인의 시작은 법정화폐 담보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법정화폐 담보방식은 암호화폐의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해당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재단에서 보유하고 있는 법정화폐만큼만 암호화폐를 발행해준다면 항상 1대1의 교환비율을 보장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간단한 작동원리 덕분에 테더(Tether)나 USDC와 같은 법정화폐 담보방식의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방식의 스테이블코인에 비해 시가총액이나 평균 거래량이 월등히 높고, 많은 디파이(De-Fi) 프로젝트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 글에서 살펴볼 USDC는 법정화폐 담보방식 스테이블코인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이다. 법정화폐 담보방식의 특성상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 안정성이 보장되는 방식이 자체는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 자체보다는 거버넌스(Governance)와 그 발행 과정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USDC 가격은 어떻게 안정적인가?
- USDC와 센트레 네트워크에 대해 알아보자

USDC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크립토 파이낸스 스타트업 서클이 창립멤버로 참여한 센트레가 2018년 9월 26일부터 달러화를 담보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다. USDC는 ERC-20 토큰이며, 법정화폐를 담보로 하여 가격 안정성을 유지한다. 즉, 1USDC를 담보 자산인 1USD와 연동되게 하여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서 같은 가치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각 USDC는 그에 대응하는 미국 달러에 의해 100% 담보가 되며, 이는 주기적인 공시의 대상이 되는 계정에 보관된다. 담보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서클은 회계법인 그랜트 쑈튼(Grant Thornton LLP)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유통 중인 USDC 토큰들의 담보에 대한 감사를 매달 시행 및 공시하고 있다.

사실 법정화폐 담보방식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안정성 메커니즘이나 발행 방법 등에서 서로 거의 차이가 없을 수밖에 없다. 다이나 테라처럼 복잡한 알고리즘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에 단일 재단에 의한 중앙화 이슈가 불거졌던 다른 법정화폐 담보방식 스테이블코인과 다르게 USDC는 센트레라는 멤버십 기반 프레임워크를 통해 토큰 발행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센트레는 작년 6월부터 일정한 기준을 만족한 기관들에게 USDC를 발행하거나 반환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고 있다. 일정한 자격 조건 이외에도 센트레 네트워크의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센트레의 운영 규칙과 발행자 약관(issuer settlement), 그리고 법률 체제(framework)에 동의해야 한다. 센트레 멤버가 되기 위한 자격은 이후 ‘USDC 생태계와 구성원들의 역할’ 부분에서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센트레 발행인(issuer)은 담보가 되는 자산을 운용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이때에는 센트레가 정한 ‘투자 방침 (Investment Policy)’에 따라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해당 방침의 내용으로는 센트레 관리위원회의 감독을 받을 것, 투자의 옵션은 미국 통화 전송 법규(Money Transmission Statutes of US States)에 의해 승인된 옵션으로 제한할 것 등이 있다.

센트레는 향후 코인들이 여러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블록체인 상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고, 센트레 네트워크에 새로운 통화들을 도입하고 글로벌 통화 토큰 바스켓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때, 해당 바스켓의 구조는 센트레에 의해 선택될 것이지만 GDP와 무역수지 정보에 기반할 것이다. 이와 같은 바스켓 토큰에서는 비트코인도 담보가 되는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USDC의 발행

USDC는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이기 때문에 이전 아티클에 소개되었던 다이나 테라에 비해 발행과 소각 방식이 단순한 편이다. 다만 센트레는 자신의 네트워크상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여러 가지 법정화폐 담보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USDC는 이러한 목표를 가진 센트레의 첫 번째 스테이블코인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메이커다오(MakerDAO)나 테라 재단에 비해 센트레에서는 더 다양한 스테이블 코인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센트레의 첫 번째 스테이블 코인인 USDC가 어떻게 발행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USDC의 발행과 소각은 센트레 네트워크의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 관리된다. USDC의 발행을 원하는 고객은 자신의 법정화폐를 센트레 네트워크상에서 USDC를 발행하는 발행자(issuer)의 계좌에 예치한다. USDC 발행자는 예치를 검증하고 토큰을 발행하는 스마트 컨트랙트상의 일련의 명령(command)을 센트레 네트워크에 전송한다. 전송된 명령이 유효하다면 USDC 발행자는 고객에게 USDC를 지급할 수 있다. 만약 고객이 예치한 금액과 발행하려는 USDC의 양이 다르다면 명령은 유효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USDC는 발행되지 않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USDC는 정확히 예치된 법정화폐의 가치만큼만 발행될 수 있다.

만약 고객이 센트레 네트워크상에서 토큰을 발행하는 주체로부터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USDC를 지불한다면 해당 가치만큼의 USDC가 소각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USDC는 네트워크에 예치된 법정화폐만큼만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고객이 남은 USDC를 법정화폐로 환원 받기 원하는 경우에도 USDC의 발행절차와 비슷한 절차를 밟으면 된다. 우선 고객이 자신의 USDC를 USDC 발행자의 계좌에 예치하면, USDC 발행자는 예치를 검증하고 법정화폐를 인출하는 스마트 컨트랙트 상의 일련의 명령을 센트레 네트워크에 전달한다. 이 역시 해당 명령이 유효하다고 검증되면 고객의 외부 은행 계좌로 법정화폐가 이체된다.

- USDC 생태계와 구성원들의 역할

USDC의 생태계는 앞서 살펴본 메이커다오와 테라의 생태계와는 차이가 있다. 앞선 두 토큰은 각각 암호화폐 담보와 무담보 자산으로서 스테이블코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토콜 내의 복잡한 생태계가 필요했다. 하지만 USDC의 생태계는 토큰의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체계를 이르는 말이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센트레 네트워크는 성립과 동시에 네트워크의 근본적인 목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설정했고, USDC는 센트레 네트워크의 이러한 목표 달성 절차 속에서 첫 번째로 탄생한 스테이블코인인 것이다.

● 파운데이션(서클 & 코인베이스)

USDC 발행의 기반인 센트레 네트워크는 P2P 거래 기술사인 서클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센트레 재단에 의해 운영된다.

● 센트레 Network(Consortium)

센트레는 법정화폐 담보의 스테이블코인의 대중화를 위해 설립된 합작사이다. 센트레가 여타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 발행처와 다른 점은 스스로 코인의 발행과 소각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토큰 발행자들의 연합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센트레 네트워크상의 토큰 발행자들은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자유로이 발행하고 소각하고 유통할 수 있으며, 그 첫 번째 예시가 USDC이다. 즉, 센트레 네트워크는 USDC 이후의 다른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의 생성을 장려한다.

● 토큰 발행자(Token Issuer)

토큰 발행자는 센트레 네트워크상에서 USDC와 같은 토큰을 발행할 수 있는 주체이다. 앱은 토큰 발행자의 예시가 될 수 있다. 앱, 특히 디앱(DApp)은 암호화폐의 유력한 사용처로 지목된다. 현재 USDC는 블록파이(BlockFi), 다르마(Dharma)와 같은 앱 공급자(App provider)가 지원하고 있어 해당 앱에서 결제해야 할 때 USDC가 법정화폐 대신 사용될 수 있다.

- USDC의 의사결정은 누가, 어떻게 하는가?

USDC는 코인베이스와 서클의 합작 결과인 센트레 네트워크상의 스테이블 코인인 만큼, 센트레 재단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장 중심이 되고 있다. 하지만 센트레 재단은 앞선 아티클에서 살펴보았던 테더 재단보다는 중앙화 이슈의 측면에서 완화된 모습을 보인다. 센트레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멤버십 제도이다. 2018년 프로젝트 창립 이래 약 10개월간은 코인베이스와 서클 이외의 멤버가 없었지만, 2019년 6월 센트레는 공식적으로 자격을 획득한 자에게 USDC를 발행하고 소각할 권리를 부여할 것을 약속하였다. 이처럼 USDC는 발행에 있어서 재단 이외의 다른 주체에게도 그 권한을 분산함으로써 테더에 비해 탈중앙화된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멤버십 기준 설정 등 네트워크의 기본적인 룰을 세우는 주체는 센트레 재단이다.

다음은 센트레 재단이 설정한 토큰 발행자 멤버십 취득의 기준이다. 해당 내용을 통해 센트레 네트워크가 토큰 발행자들의 탈중앙화된 컨소시엄을 지향하는 것과 달리, 토큰 발행자 자체의 자격기준이 센트레 재단에 의해 엄격히 규정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토큰 발행자 멤버십 기준: 센트레의 토큰 발행자가 되려면 기업이 주요 회원권과 운영규칙의 당사자가 되어 다음의 다섯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1) 토큰 발행자는 금융 서비스 제공을 승인하는 면허를 취득해야 하며, 전자화폐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규제 대상이 되어야 한다.

2) 토큰 발행자는 회원이 허가된 관할권의 규제 요건과 미국 규칙 및 국제 원칙(예: 자금세탁 방지조건(AML))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회원은 이러한 요구 사항을 준수하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정기적인 제삼자 감사를 통과해야 한다.

3) 토큰 발행자는 중앙의 관리 프로토콜의 기술 및 운영 사항을 지켜야 한다.

4) 토큰 발행자는 센트레의 승인된 예비 금융기관에 수용될 수 있어야 하며 센트레의 투자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

5) 토큰 발행자는 중앙연구소의 공인 재무회계사에게 승인을 받아야 하며, 예비회계 심사 및 증명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USDC는 정말로 지금까지 가격 안정성을 유지해왔을까?
-USDC 가격 안정성 히스토리 분석 (2018.01.01 ~ 2020.01.15)

스테이블 코인의 생명은 가격 안정성인 만큼 USDC는 지금까지 실제로 가격 안정성을 유지해 왔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다음은 2018년 10월 9일 USDC의 최초 발행부터 2020년 01월 15일까지 USDC의 가격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최초 발행 직후 가격이 1.12달러에 이른 이후에는 히스토리 전반에 걸쳐 큰 가격 변동 시기를 거치지 않고 0.98~1.02달러 사이에서 어느 정도의 가격 안정성을 유지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는 이전 스테이블 코인 시리즈에서 다루었던 테더(USDT), USDC, 다이(SAI & DAI) 와 테라KRW의 가격 히스토리를 함께 본 모습이다. 참고로 USDT, USDC, SAI, DAI의 가격 데이터는 코인마켓캡을 참고했다. 그래프 상에서는 모든 스테이블코인을 통틀어 SAI의 가격 변화가 가장 잦고 그 정도가 가장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아래는 각 스테이블코인들의 가격 변화에 대한 평균, 표준편차, 최솟값, 최댓값을 나타낸 것이다. USDC는 가격 변화에 대한 표준편차는 5개의 코인 중 작은 순서대로 3위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의 최댓값은 큰 순서대로 2위, 최솟값은 작은 순서대로 4위를 차지한다.


USDC,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 USDC 현황

USDC의 빠른 성장

작년 9월 25일, USDC는 출범 1주년을 맞았다. USCD는 현재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이며 100개가 넘는 회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USCD는 출범한 지 1년 안에 발행량 100억 달러를 달성한 최초의 스테이블코인이다.

현재 바이낸스, 비트파이넥스, 코인베이스, 쿠코인, 오케이엑스, 폴로니엑스와 같은 미국, 영국, 유럽, 홍콩, 한국, 일본, 그리고 싱가포르 거래소들이 USDC를 지원하고 있다. 컴파운드(Compound), 디와이디엑스(dYdX), 다르마, 블록파이, 넥소(Nexo) 등 많은 디파이 프로젝트들도 USDC를 채택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략 4억 달러의 대출이 USDC를 기반으로 제공되었으며 시중의 암호화폐 기반 대출 중 15% 정도가 USDC에 의해 이루어졌다. 센트레는 이런 성공의 요인을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USDC의 발행인이 다수라는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USDC는 기본적으로 센트레가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는 금융기관들이 센트레 멤버십으로서 발행하고 소각하는 암호화폐이다. 이는 프로토콜의 개발기관이 모든 암호화폐를 관리하는 중앙화된 기존의 법정화폐 담보방식 스테이블코인들과는 차별화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반환 과정이 간편하고 빠르게 처리된다. 법정화폐 전환 속도는 빠른 발행 절차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데, USDC 이용자들은 언제나 자신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받았던 곳으로 가서 미국 달러로 교환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용자들은 법정화폐 담보가 올바르게 유지되고 있는지 매달 확인해볼 수 있기 때문에 전체 담보의 가치의 투명성을 신뢰할 수 있다.

- 버뮤다의 세금 지불 수단으로 인정받은 USDC

2019년 10월 16일 버뮤다 정부는 세금과 벌금, 또는 각종 정부 서비스 비용을 USDC로 지불하는 것을 허용하였다. 버뮤다 정부는 16일 “USDC로 각종 세금과 공과금을 납부하고 정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발표했다. 암호화폐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은 주권국가 가운데 버뮤다가 처음이다. 버뮤다 정부는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을 이용해 각종 금융 서비스를 만들고 실행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부 차원의 노력에 힘입어 서클은 2019년 7월 버뮤다로 본사를 이전하기도 했다.


- USDC 한계점 분석: 정부규제
여느 암호화폐가 그렇듯이, USDC 역시 정부의 불확실한 규제 하에 놓여있다. 서클 팀이 19년 5월 23일 발행한 글에 따르면, 2018년 6월에 미국 SEC의 디렉터인 윌리엄 힌만(William Hinman)은 적절히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하에서의 암호자산은 유가증권(security)이 아니라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연설의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만약 토큰이나 코인이 발행되는 네트워크가 충분히 탈중앙화되어 있다면 해당 자산은 투자 계약(investment contract)이 아니다.” 이 소식은 블록체인 업계에 빅 뉴스가 아닐 수 없었다. 다만 2019년 4월 SEC가 발행한 <디지털 자산 투자 계약에 대한 프레임워크(Framework for “Investment Contract” Analysis of Digital Assets)>라는 제목의 문서는 디지털자산이 유가증권(security)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 놓았다. 이후 서클은 규제 당국과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들이 미국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규제의 틀을 명확하게 제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정부 규제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

스테이블코인 시리즈 연재를 마치며
지금까지 총 5편의 스테이블코인 시리즈 글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스테이블코인을 톺아보았다. 우선,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었다.

첫 번째, 법정화폐 담보방식. 이번 글의 주제인 USDC부터 테더까지, 가장 단순하게 발행되는 종류의 스테이블 코인이다. 중앙화에 대한 각종 이슈가 있으나 아직 가장 많이 사용된다.

두 번째, 암호화폐담보 방식. 메이커다오와 같이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되는 방식이다. 다양한 주체가 아비트리지 기회를 노리며 거래에 참여하는데, 이때에 자연스럽게 스테이블코인의 가치가 안정화된다. 법정화폐 담보보다 의사결정의 탈중앙화가 이뤄진 형태이다. 하지만 아직 매우 많은 발행량을 처리할 만큼 안정적인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세 번째, 시뇨리지방식. 테라와 같이 각국 중앙은행이 환율을 조정하듯 발행량으로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조정하는 방법이다. 이때에 환율 조정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자동적으로 조정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역시 첫 번째 방법인 법정화폐담보보다는 의사결정이 탈중앙화되어있다. 그러나 테라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얼마든지 알고리즘을 악의적으로 이용하여 리저브(reserve)와 같은 일종의 공금을 탈취할 가능성이 언제나 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이 하루 안에 가치가 급변하는 경험은 일반적이지 않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경험을 암호화폐 세계에서도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블록체인과 일상 간 간극을 메꾸는 가교역할을 한다. 나아가 다양한 종류의 디파이 상품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대들보 역할도 맡고 있다.

물론 여전히 한계가 많고 가야 할 길은 멀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스테이블코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인터넷이 그러했듯 변화는 갑작스럽게 오기보다는 서서히 우리 삶 속에 스며든다. 스테이블코인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블록체인이다. 이 평범함이 우리의 삶을 어떤 식으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

디사이퍼(Decipher)
디사이퍼는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로 블록체인 기술 연구를 선도하는 학술단체입니다. 매년 다양한 주제로 블록체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연구를 리포트 또는 자체 컨퍼런스를 통해 공유하며 건강한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디사이퍼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블록체인 기업, 대학교 학회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30여 명의 학회원이 활동 중이며, 약 40여 명의 블록체인 전문가 및 기업가를 배출했습니다.

노윤주 기자
yjr0906@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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