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데이터 공시 플랫폼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CMC) 인수 사실을 2일 확정 지었다. 외신을 통해 공론화된 인수 가격 4억 달러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암호화폐 산업에서 가장 큰 금액의 인수합병(M&A)이 공시 사이트에서 나왔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생각했지만, 향후 플랫폼의 데이터 객관성 확보에는 우려를 표했다.
CMC는 바이낸스에 인수된 후에도 독립적인 사업체로 운영될 전망이다. 바이낸스 관계자는 “CMC가 기존에 진행했던 것처럼 양질의 디지털 자산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에 바이낸스의 전문성과 확장성까지 탑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CMC를 설립한 이후 8년 간 대표로 역임했던 브랜든 체즈(Brandon Chez)는 CEO직에서 물러난다. 이후 CSO를 맡고 있는 카릴린 찬이 임시 CEO로서 대표의 역할을 수행한다.
만약 인수 금액 4억 달러가 사실이라면 이는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M&A 건이 된다. 인수 금액에 관해 동종 업계 관계자들은 ‘좋은 가격(Good deal)’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을 댑닷컴을 운영하는 카일 루(Kyle Lu) 대표는 “투자자 관점에서 봤을 때 CMC의 몸값은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계산할 수 있다”며 “CMC에서는 월 3,700만 건의 트래픽이 발생하는데 암호화폐 투자자 한 명의 평균 가치를 100달러라고 가정할 경우, CMC는 그리 어렵지 않게 3억 달러가 넘는 가치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트래픽 공시 사이트 알렉사(Alexa)에 따르면 CMC의 유저 방문 수는 전 세계 570위다. 특히 미국, 인도, 브라질과 같은 국가에서 많은 트래픽 발생하고 있다. 카일 루 대표는 “(이 같은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 알려진 4억 달러는 좋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공시사이트 쟁글의 김예람 팀장은 “크립토 업계 내 최대 거래 사이트가 최대 데이터 플랫폼에 대한 인수였다는 특수성을 고려해 인수금액에 대한 코멘트는 어렵지만, 데이터 플랫폼에 대한 시장 가치가 있다는 점이 드러난 이벤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빠르게 사업을 넓혀가는 바이낸스의 다음 스텝이 ‘데이터 공시 플랫폼’ 인수라는 점에 대해 관계자들은 합리적이라는 반응이다. 카일 루 대표는 “거래소, 암호화폐 지갑, 선물 거래, 스테이킹까지 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는 바이낸스의 다음 목표는 ‘더 많은 사용자 확보’”라며 “일반적으로 바이낸스 같은 대규모 거래소에서는 한 명의 유저를 데려오기 위해 200달러의 수수료를 쓰는데, CMC를 인수하면 대규모 유저가 잠재적으로 바이낸스에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낸스가 CMC의 광고 수익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고려했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CMC는 사용자 입장에서 무료로 쓸 수 있지만, 프로젝트에서 CMC 플랫폼에 코인을 올리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며 “이 같은 수익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바이낸스가 이걸 보고 인수를 결심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CMC 이외 공시 데이터 플랫폼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카일 루 대표는 “M&A가 클로징 되면 바이낸스는 암호화폐 그라운드에서 ‘선수’이자 ‘심판자’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없기에 CMC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코인게코(Coingekco)와 같은 기존 경쟁사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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