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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인터뷰]조재박 삼정KPMG 핀테크 리더...빅테크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한 이유는?

방대한 사용자 확보, 지불결제 시스템 등…금융업 하기 위한 요건 갖춰

경쟁 격화…전통 금융권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채널 전문성 강화

“금융 분야 규제완화 움직임 가시화됐다”

조재박 삼정KPMG 본부장(전무), 핀테크 리더가 디센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출처=삼정KPMG.


‘테크핀’ 기업이 부상하고 있다. 테크핀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체가 돼 기존 금융시스템을 혁신한다는 의미다. 금융기업이 주도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와는 차이가 있다. 최근 국내에선 네이버, 카카오가 금융부문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빅테크 기업이 금융업에 뛰어든 까닭, 테크핀 기업의 약진에 전통 금융권이 대응하는 방식 등을 조재박 삼정KPMG 본부장(전무)에게 물었다.

지난 달 25일 서울 역삼동 삼정KPMG 본사에서 조 본부장을 만났다. 그는 디지털 본부장과 핀테크 리더를 맡고 있다. 올해로 4년 째 핀테크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빅테크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한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했다. 수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고, 지불결제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점이다.


테크 기업이 금융업에 뛰어든 까닭


국내엔 전통 금융기업이 포진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이 금융업에 뛰어들었다는 건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수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단순히 월간활성이용자수(MAU)만 높은 게 아니라 인터랙션(interaction)까지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고객과 친밀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가 고객을 이해하는 데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처=셔터스톡.


그는 “쇼핑 등 유통사가 고객을 이해하기에 좋은 포지션에 있다”고 부연했다. 이를테면 카드사의 경우 고객이 어떤 매장에서 얼마를 썼는지는 알 수 있지만 어떤 물건을 구매했는지는 모른다. 반면 유통사는 구체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네이버페이 등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그동안 금융 이력이 부족해 사각지대에 머물러야 했던 사회초년생, 소상공인, 전업주부 등 금융 소외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로 금융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조 본부장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지불결제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점도 금융업을 시작하기에 좋은 조건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불결제 시스템은 모든 산업에 붙어 있는 기본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물건 구매, 게임 머니 충전 등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가져가야 할 솔루션이 지불결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불결제라는 기본 솔루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금융업을 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 텐센트의 위뱅크 등 IT기업이 금융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사례도 네이버, 카카오 행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앤트파이낸셜의 전신은 알리페이다. 알리페이는 알리바바 플랫폼의 결제 서비스다. 네이버가 앤트파이낸셜과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단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경쟁 격화…전통 금융권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조 본부장은 메이저 금융사의 경우 오프라인 채널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수신·여신·지불결제 등 분야는 테크핀 기업 쪽으로 갈 수 있겠지만 상품구조가 복잡한 영역에선 전통 금융권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자산관리 상품, 연금상품, 보험상품 등은 최종적으로 구매 결정 시기에 (고객이) 자기 확신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채널을 갖추고, 전문성을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상품 권유 및 설명, 리스크 관리 등에 차별화를 둔다면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테크핀 기업은 태생적으로 이런 부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관점에선 고객 접점을 확보하고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사 채널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으니 판매채널에서 강점을 지닌 기업과 협업 강화, 조인트벤처 추진, 지분 투자 등 예전보다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 분야 규제완화 움직임 가시화됐다”


조 본부장은 지난 4년 간 금융 업계의 가장 큰 변화로 ‘규제완화’를 꼽았다. 과거엔 정부가 핀테크 산업을 활성화하겠단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최근 2년 간은 실제로 그러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그는 “과거엔 풀 서비스(Full service) 라이선스가 없으면 불가능했던 것이 현재는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이를테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달 네이버 금융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지정대리인으로 선정했다. 지정대리인은 금융회사의 핵심 업무를 대신해주는 회사를 의미한다. 이에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대출 서비스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는 이 밖에도 규제 샌드박스, 마이데이터 사업 등을 예시로 덧붙이며 “규제 환경이 많이 변했다”고 밝혔다.

조 본부장은 “정부가 핀테크, 테크핀 산업 쪽 활성화에 주력하는 것은 국민에게 포용적 성장, 포용적 금융 혜택을 주기 위한 방편이라 생각한다”며 “경쟁을 통해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금융은 일견 공공재의 성격을 갖고 있어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므로 리스크 관리, 보안 등 견제와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시장과 정부가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도예리 기자 yeri.do@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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