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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디파이는 왜 블록체인 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된 걸까

/출처=셔터스톡


최근 블록체인 시장에서 가장 '핫'한 분야는 단연 디파이(De-Fi)입니다. 지난 6월 10억 달러(약 1조 1,800억 원) 수준이던 디파이 예치금은 9월 최고 96억 달러(약 11조 3,0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세 달 만에 무려 10배가량 상승했습니다. 디파이 시장이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이자 농사'…주객전도된 디파이 프로젝트




시작은 컴파운드입니다. 담보로 암호화폐를 맡기면 스테이블 코인을 빌려주는 컴파운드는 지난 6월 동명의 거버넌스 토큰 컴파운드(COMP)를 발행했습니다. 담보를 예치하면 COMP를 보상으로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거버넌스 토큰의 본래 목적은 프로젝트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COMP의 발행량이 1,000만 개로 제한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후오비 등 대형 거래소에 상장까지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6월 18일 코인마켓캡 기준 COMP 가격은 67.65달러(약 7만 9,700원)였습니다. 6월 23일 코인베이스 프로에 상장하면서 427.24달러(약 50만 3,700원)까지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무려 530% 이상 상승했습니다.

모두가 보상인 COMP를 받기 위해 담보를 예치했습니다. 디파이 시장에서는 이를 '이자농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주객전도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받기 위해 담보를 예치하는 사람은 극소수가 됐습니다.

이후 와이언파이낸스 등 컴파운드와 비슷한 구조를 채택한 프로젝트가 속속 등장했습니다. 와이언파이낸스는 보상으로 거버넌스토큰 와이파이(YFI)를 지급합니다. YFI의 총발행량은 3만 개로 매우 적습니다. 발행량이 제한되다보니 가격은 올랐습니다. 15일 코인마켓캡 기준 YFI의 가격은 3만 9,000달러(약 4,580만 원) 입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BTC)보다 비쌉니다. 시가총액 순위는 20위입니다. 비싼 가격덕에 적은 발행량에도 불구하고 시총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출시 하루 만에 문 닫았다…부실 프로젝트 우후죽순 등장


시장 과열에 스마트 컨트랙트 구동 실패와 먹튀 논란 등 문제도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디파이 인기 절정 속에 출발한 얌(YAM) 프로젝트는 출시 하루 만에 4억 달러(약 4,710억 원)의 예치금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출시 이틀 만인 지난 8월 14일 스마트 컨트랙트 버그를 해결하지 못하고, 프로젝트 실패를 알렸습니다. 이후 한 달간 임시 거버넌스를 통해 프로젝트를 유지했는데요. 오는 18일 프로젝트를 정식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입니다.

출시 하루 만에 800만 달러(약 94억 원) 상당의 예치금을 확보한 아스카 프로젝트는 그 다음 날 사이트를 폐쇄했습니다. 바로 먹튀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에 개발자인 장종찬은 다시 사이트를 열고, 먹튀가 아니라 의혹에 지쳐 쉬고싶었던 것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예치했던 스테이블 코인 다이(DAI)를 환불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해명에도 아스카를 둘러싼 의문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디파이 시장에서는 크고 작은 논란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탈중앙화 거래소(DEX) 유니스왑을 하드포크한 스시스왑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스시스왑은 거래소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사용자에게 보상으로 암호화폐 스시(SUSHI)를 지급합니다.

SUSHI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코인마켓캡 기준 지난 1일 최고 11.5달러(약 1만 3,500원)에 올랐는데요. 지난 5일 익명의 최초 개발자인 쉐프노미가 자신이 보유한 물량을 모두 처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1.4달러(약 1,600원)까지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그가 자금을 반환했다고 밝혔지만, SUSHI 가격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2달러(약 2,300원)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업계 "시장 지나치게 과열됐다" 투자자 주의 당부


업계 전문가들은 높은 수익률의 디파이 시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명심하라는 조언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파이 모델 자체는 좋지만, 의미 없는 시장 과열은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거버넌스 토큰은 그 자체로는 사용처도, 서비스도 없는 암호화폐"라며 "단순 이자 수익을 위해 거래되고 있는 위험한 설계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디파이 열풍의 당사자조차 최근의 시장 과열을 우려했는데요. 디크립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안드레 크로네(Andre Cronje) 와이언파이낸스 창시자는 최근 스마트 컨트랙트 서밋 2020에 참석해 디파이 시장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는 "최근 디파이 시장은 탐욕에 의해 성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붐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자농사로 너무 많은 수익을 내고 있고, 디파이 프로젝트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어 걱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위와 같은 사건들로 인해 디파이는 블록체인 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습니다. 이는 마치 2017년 암호화폐 붐을 연상케 합니다. 본래의 목적이 투기 광풍에 가려졌었죠. 시간이 흐르며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에 규제가 생겼습니다. 옥석 가리기도 계속해 진행 중입니다. 현재 디파이는 '새로운 금융 체계'라는 기대와 '투기 과열'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디파이는 투기를 투자로 바꾸고, 본래 목표인 중앙화된 체계 없이 작동하는 새로운 금융 체계를 완성할 수 있을까요?

/노윤주 기자 daisyroh@
노윤주 기자
daisyroh@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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