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빗썸과 코인원에 대한 실사에 들어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27일 여야 합의로 채택되면서 은행권의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실명 확인 심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26일 빗썸과 코인원 관계자를 만나 거래소 자금세탁방지(AML) 솔루션 실사를 진행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이달 초 두 거래소에 자금세탁 방지와 관련된 트래블룰 시스템을 다음달 24일 사업자 신고 마감 기한까지 구축하지 못하면 암호화폐 입출금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실명확인 계좌 발급이 어렵다는 뜻도 내비쳤다. NH농협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 빗썸과 코인원의 운명이 사실상 농협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다만 이날 만남은 확인서 발급에 대한 논의 자리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확인서 발급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는 아니였다”면서 “자금 세탁 방지 관련 실사를 진행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빗썸 관계자도 “정확한 내용 확인은 어렵다”며 “실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특금법 신고 마감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두 거래소에 대한 NH농협은행의 확인서 발급 여부도 다음주 중에 결판 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이날 인사 청문회에서 “특금법 마감 기한은 연장히가 어렵고, 기존 일정을 준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특금법 신고 유예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 한 금융당국의 이같은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 고 후보자의 발언으로 사실상 중소형 거래소들의 구조조정이 시작된 만큼 이미 신고를 마친 업비트를 제외한 나머지 빅3(빗썸·코인원·코빗)의 실명확인 계좌 발급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거래소가 트래블룰 솔루션 관련해 빠르게 준비 중"이라며 "거래소 입장을 충분히 설득한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헀다.
-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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