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연말 ‘산타랠리’ 여부를 결정 지을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다가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16일 새벽 4시에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 내용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파월 의장이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테이퍼링 조기 종료' 외에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언급하면서 ‘매의 발톱’을 드러낼 경우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오후 4시 21분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3.52% 하락한 5,766만 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가격은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 기준 전일 대비 4.4% 하락한 4만 6,938달러를 기록 중이다. 현지시간으로 14~15일 개최되는 FOMC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지속된 결과다.
현재로선 연준이 통화긴축에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6.8% 상승하며 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률 또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연준의 테이퍼링 가속화는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 됐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테이퍼링 규모를 월 300억 달러 이상으로 늘려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부터 매달 1,200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입해왔으나 지난달부터는 자산 매입 규모를 월 150억 달러씩 줄여왔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테이퍼링 규모를 150억 달러에서 300달러로 2배가량 가속화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이 경우 당초 내년 6월 예정이었던 테이퍼링 종료는 예상보다 석 달 빠른 3월로 앞당겨진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끌어 올리는 것 외에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힌트를 줄지 여부다. 회의 직후 예정된 제롬 파월의 연설에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일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매파로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파월 의장은 “추가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연준이 본격적으로 테이퍼링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현재 시장에선 연준이 내년에 2회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만약 파월이 연설에서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할 경우 조기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되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마지막으로 기대하고 있는 연말 ‘산타랠리’도 사실상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연준이 과도한 긴축 정책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준이 ‘돈줄 죄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단 주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파월 의장은 오미크론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면서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 애매모호하게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의 긴축 신호가 이미 시장에 흡수됐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제프리스의 세리프 하미드 전략가는 “최근 연준이 보인 매파적 성향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긴축 정책 가속화를 시사하더라도 시장에는 큰 타격을 주지 못 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 경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FOMC를 반등 모멘텀 삼아 연말 내 상승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홍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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