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생태계에서 느닷없는 속도전이 일어나고 있다. 몇 달 전 기고했었던 <넥스트 디파이⑤ - 폴카닷, 코스모스>에서 인터체인 통신에 대한 개념과 코스모스의 현 상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코스모스 생태계는 빈약했다. 사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란 IBC(Inter-blockchain Communication Protocol)와 탈중앙화 거래소(DEX) 오스모시스(Osmosis)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OSMO 토큰을 얻는 것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4~5개월 사이 기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코스모스 IBC 생태계가 빠르게 갖춰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스모시스가 유동성과 보안성을 한꺼번에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스테이킹 모델을 공개했고, 3월 3일에는 코스모스 기반 EVM 호환 플러그인 체인인 이브모스(EVMOS)의 메인넷이 가동됐다.
이번에 출시하는 이브모스는 코스모스 IBC 생태계의 활용도를 비약적으로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스모스 사용자들은 EVMOS를 통해 EVM 호환 체인에서 가동되는 디앱(dApps)들을 가동할 수 있다. 즉 이더리움, 바이낸스스마트체인(BSC), 팬텀(FTM) 등의 체인에서 사용되는 커브(Curve), 유니스왑(Uniswap), 오픈씨(OpenSea)등 유명한 제품들을 코스모스 기반 체인인 이브모스에서 그대로 구현하거나 포크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드는 게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이는 기존 코스모스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다른 체인을 이용하던 사람들을 어느 정도 코스모스로 끌어들이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코스모스 체인은 다른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를 장착하고 있는 레이어1 체인들에 비해 네트워크 수수료가 적고, 트랜잭션 속도는 빠르기 때문이다. 동일한 자산을 디파이로 활용하는데 거래 조건이 더 좋다면 코스모스 네트워크 사용을 마다할 디파이 사용자는 많지 않다.
디파이의 근본인 스테이킹 관련해서도 유용한 지점이 많다. 오스모시스는 지난 3월 1일 유동성 공급자(LP)로 참여 시 풀에 넣은 OSMO 토큰을 그대로 스테이킹(Staking)에 사용할 수 있는 수퍼플루이드 스테이킹(Superfluid staking) 기능을 오픈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오스모시스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동시에 스테이킹을 통한 이자를 얻을 수 있다.
차후에는 인터플루이드 스테이킹(Interfluid staking) 기능이 추가된다. 이는 기본적으로 수퍼플루이드 스테이킹과 유사하나 두 가지 개선점이 있다. 우선 LP 참여시 오스모시스 뿐만 아니라 페어로 설정한 상대 체인의 자산 또한 스테이킹이 가능하고, 특정 디파이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대출 같은 디파이 기능 또한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들은 인터체인의 보안성을 높이고 코스모스 생태계 전반에 유동성을 불어넣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스모시스는 출시 9개월차인 현재, 18억 달러의 총 예치자산(TVL)을 모았다. 전체 디파이 중 10위다. 생각보다 많지만 코스모스가 쌓아온 업력을 감안해보면 애매하다. 사실 많이 늦었다. 그동안 유난히 성장이 늦었던 탓에 지금의 기세가 더 눈에 띄는 측면도 있다.
이제 IBC 기능이 더욱 강화되고 EVM 호환이 드디어 가능해질 예정이지만, 그것만으로 시장을 휘어잡는 체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바이낸스스마트체인(BSC), 아발란체(AVAX), 팬텀(FTM) 등 EVM 호환 구현으로 이더리움에서 막대한 사용자들을 끌어왔던 체인들은 사용성이 높은 디앱들과 사람이 몰려도 터지지 않는 튼튼한 네트워크가 구비되어 있었다.
앞서 설명했듯 IBC를 통해 컨트랙트 차원에서 체인 간 유동성 공급과 디파이 활용이 가능한 양질의 제품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사용자 입장에서도, 프로젝트 입장에서도 고무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사용성이 떨어진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어렵게 불붙은 코스모스 디파이가 지속하기 위해서는 IBC를 이용한 프로젝트 간 연결과 제품의 연계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 블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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