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단속 인력을 두 배로 늘리며 투자자 보호 강화에 나섰다.
CNBC는 3일 (현지 시각) SEC가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를 담당하는 인력을 증원한다고 보도했다. SEC는 공식 성명에서 “암호화폐 시장과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투자자 보호를 담당하는 SEC 산하 사이버 집행부서에 20개의 직책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버 집행 부서는 암호화폐 자산·사이버(Crypto Assets and Cyber) 부서로 이름을 바꿔 달고 암호화폐 시장 단속과 투자 보호 업무를 맡게 된다. 암호화폐 자산·사이버 부서의 직책은 총 50개로 늘었다.
이번 조치는 SEC가 개인 투자자 보호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분석이다.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SEC 의장은 발표문에서 “미국은 투자자들이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이 가장 크고, 암호화폐에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서의 규모를 두배로 늘림으로써 SEC에 사이버 보안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고 암호화폐 시장의 불법 행위를 감시할 수 있는 더 나은 체계가 갖춰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구르비르 그루왈(Gurbir S. Grewal) SEC 집행국장도 “사이버 위협은 금융 시장과 참여자들에게 계속 위험을 제기하고 있다”며 “새로 개편된 암호화폐 자산·사이버 부서가 투자자와 시장 보호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겐슬러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규제기관인 SEC가 암호화폐 단속과 같은 집행기관의 모습을 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대 의견도 내부에서 나왔다. 한 SEC 위원은 개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SEC는 집행 부서가 있는 규제 기관이지 집행 기관이 아니다. 왜 우리가 암호화폐 단속에 앞장서야 하는가”라며 해당 계획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겐슬러 의장이 취임한 후 SEC는 암호화폐 시장을 엄격하게 감독해왔다. 이에 존 케네디(John Kennedy)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왜 당신의 문화적·사회적 문제에 대한 개인적 선호를 기업과 투자자에게 강요하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겐슬러 의장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관련 위험에 대한 명확성을 원한다”고 반박했다.
-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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