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티형 NFT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할 것입니다.”
지승욱(사진) 코빗 제품혁신부 실장은 코빗이 그리는 NFT 마켓플레이스의 청사진을 이같이 제시했다. 지 실장은 코빗의 NFT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코빗 본사에서 그를 만나 코빗 NFT 거래소의 경쟁력과 향후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코빗은 지난해 5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에는 최초로 NFT 마켓플레이스를 출시했다. 국내 기업들의 NFT 시장 참전이 본격화하기 전 일찌감치 NFT 사업의 물꼬를 튼 것이다. 그러나 출시 1년이 지난 현재는 NFT 마켓플레이스 운영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지 실장은 “이제는 단순히 유명 작가의 NFT를 구매하고 소유하는 것만으로는 더 큰 가치를 만들기 어려워졌다”며 서비스 종료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NFT 마켓플레이스 2.0를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며 “커뮤니티 형성과 유틸리티 혜택 제공에 중점을 둔 차세대 NFT 마켓플레이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 실장은 NFT 마켓플레이스 2.0에서는 실용성 높은 '유틸리티형 NFT'를 다양하게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NFT가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내가 가진 NFT를 실생활에서 활용해볼 수 있도록 NFT 홀더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파트너사인 미스터블루의 NFT를 보유하고 있으면 미스터블루에서 웹툰을 구매할 때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커뮤니티의 활성화 정도는 NFT 프로젝트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코빗이 자체 NFT 커뮤니티 구축에 힘쓰는 이유다. 지 실장은 “그간 NFT 시장을 지켜보며 커뮤니티의 형성과 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며 “자신이 보유한 NFT의 세계관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도록 코빗 내 자체 커뮤니티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외부 소셜미디어(SNS)를 거치지 않더라도 코빗 내에서 소통할 수 있는 홀더들의 커뮤니티 채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코빗은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팬덤 층이 확고한 IP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형 IP 제휴사와 협업을 추구하기보다는 열혈 마니아를 끌고 다니는 IP를 NFT로 발행해 자연스러운 이용자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무협지, BL(Boy’s Love) 장르에 특화된 웹툰 플랫폼 미스터블루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지 실장은 “NFT가 몇 억에 팔렸다는 등 예술품, 럭셔리 분야의 기사가 주로 이슈가 되지만 코빗의 목표는 다르다”며 “특색 있는 IP에 집중해 이용자들이 마음껏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 실장은 코빗 NFT만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체 스마트 컨트랙트를 개발했다. 해당 기술을 이용하면 NFT 창작자의 이름으로 스마트 컨트랙트가 실행된다. NFT 발행 시 창작자의 이름으로 된 도장을 찍어주는 셈이다. 해당 내역은 암호화폐 추적사이트 ‘이더스캔’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지 실장은 “창작자들의 브랜딩을 돕기 위해 이들의 이름으로 NFT를 민팅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개발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자체 스마트 컨트랙트로 발행했다는 점에서 짝퉁이나 저작권 이슈에서도 자유롭다”며 “코빗이 발행한 NFT는 믿고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SK스퀘어가 2대주주로 있는 코빗은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NFT 분야에서도 SK그룹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지 실장은 “SK가 구축할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코빗 NFT가 기술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가 가진 실물경제 기반 인프라에 NFT를 접목해 멤버십, 온오프라인 상품권, 할인권 등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코빗이 지난 2월 SKT와 손잡고 발행한 ‘피치스 NFT’와 같은 이벤트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 설명이다. 그러면서 “플로, 웨이브 등 SK계열사가 보유한 풍부한 IP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홍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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