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드 채널에 들어와 주세요.”
스티븐 김(Stephen Kim) 바이올리니스트의 스트라디바리우스 연주가 끝나자 숨죽이며 감상하던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나온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총감독은 감사 인사와 함께 디스코드 채널을 언급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나 오가는 ‘디스코드’라는 말이 클래식 업계 거물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좌중은 놀랍다는 표정과 함께 큰 웃음으로 화답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레어 바이올린 오브 뉴욕(Rare violins of New York)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코벳(Cobbett) 컬렉션 대체불가토큰(NFT) 발행 기념 행사가 열렸다. ‘NFT.NYC 2022’ 기간에 맞춰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암호화폐와 클래식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이탈리아 명장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현악기를 지칭한다. 코벳 콜렉션은 연주 영상과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연주 음원이 담겨 있는 복합 NFT다. 세종솔로이츠와 ‘더 온리 모멘츠’, ‘AI네트워크’, ‘레어 바이올린 오브 뉴욕’, ‘포자랩스’가 합작한 NFT 프로젝트다.
주목할 점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NFT라는 것이다. AI기술 제공을 담당한 AI네트워크의 방수용 이사는 “이 NFT는 실제 코벳 실물 이미지와 스티븐 김 연주자가 연주한 원음이 들어간 NFT, 바흐의 클래식 명곡 ‘샤콘느’를 들은 AI가 재창작한 곡과 바이올린 이미지를 바탕으로 AI가 만든 NFT가 공존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주된 음악과 AI가 작곡한 NFT를 조합하면 하나의 음악으로 연결된다”면서 “AI 모델에 지속적으로 음악 교육을 시키면서 (음악의) 퀄리티가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단순한 이미지 파일 NFT가 아니라 AI기술과 결합해 꾸준히 발전하는 NFT를 발행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선 ‘통합’이란 키워드를 체감할 수 있었다. 거리가 멀어 보이는 클래식과 암호화폐 업계가 어우러졌고, 미국 CNN이 세계 최고 앙상블 가운데 하나라고 극찬한 세종솔로이츠의 총감독이 ‘디스코드’를 말했다.
이처럼 AI 네트워크는 AI를 다양한 NFT에 결합하고자 하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방 이사는 “메타버스와 NFT가 업계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수많은 NFT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고정된 이미지나 소유물에 그친다”면서 “사용자가 가지고 놀 수 있는 NFT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소유자와 상호작용하며 성장하는 NFT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의 원동력이 AI”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같은 관점에서 AI네트워크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물론이고 소울픽션, 베이비샤크 등 AI NFT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NFT.NYC2022 기간에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AI NFT를 한 데 모은 ‘소울나이트(Soul Night)’ 행사를 별도로 진행했다.
- 뉴욕=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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