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분기 테슬라가 보유하던 비트코인(BTC)의 75%를 처분했다.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자 대규모 손절에 나선 것이다.

20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테슬라는 분기 보고서에서 “2·4분기 말 현재 비트코인의 75%를 매각해 9억 3600만 달러(약 1조 2156억원)의 현금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대차대조표상 12억 6100달러(약 1조 6483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보유했으나 이번 매각으로 잔여 보유량이 2억 1800달러(약 2849억원)로 줄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3% 가량 급락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각은 그간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고 강조해온 머스크의 행보와 대비된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큰손’을 자처하며 지난 한 해에만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슬라의 이번 매각이 ‘배신’으로 받아 들여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상하이 공장이 봉쇄되면서 불안한 상황이 이어져 현금 확보를 위해 매각했다”며 “비트코인을 다시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처분한 것일 뿐 가상자산 시장 자체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도지코인은 팔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테슬라가 올해 크립토윈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암호화폐 대세 하락장세가 2분기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대량 매도한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홍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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