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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분석]④연합군 꾸리고 플랫폼 인수 추진도···증권사 벌써 '토큰 전쟁'

[자본시장 새 물결 ‘토큰 증권’] <중> 플랫폼과 합종연횡

거래 수수료서 큰 수익 기대감

키움·NH, 발행사와 협업 구축

대신은 기존 플랫폼 인수 택해

블록체인 기술기업과도 손잡아

코인거래소는 당국 눈치에 관망



새로 열리는 ‘토큰증권(S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와 조각투자 플랫폼, 블록체인 기술기업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다. 유통 플랫폼 확대에 사활을 건 증권사들은 좋은 상품을 공급해 줄 우수 발행사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토큰증권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장외거래 플랫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그간 널리 쓰이던 ‘증권형토큰’이라는 말 대신 ‘토큰증권’으로 명칭을 정리했다. ‘토큰’이 아닌 ‘증권’에 방점을 두고 자본시장법 테두리 안에 넣으며 전통 증권사의 진출이 본격화됐다.

증권사들은 특히 ST 유통에서 신사업의 기회를 다양하게 엿보고 있다. 토큰증권의 유동성이 늘고 상품군이 확대되면 거래 수수료에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기로 한 만큼 유통시장 성공을 위해 우수한 발행사는 꼭 필요하다. 증권사와 조각투자 플랫폼 간 협력이 눈에 띄는 배경이다.

키움증권은 자체 플랫폼 구축에 나서는 한편 뮤직카우(음악 저작권)와 비브릭·펀블(부동산) 등 기존 조각투자 플랫폼과 함께 토큰증권공개(STO) 생태계를 꾸리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미래에셋증권(006800)도 연내 자체 플랫폼을 출시하고 법제화 전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혁신금융 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005940)은 조각투자 사업자인 투게더아트(미술품)와 트레져러(명품), 그리너리(탄소배출권)를 포함해 비상장주식 중개업자인 서울거래비상장, 블록체인 기술기업인 블록오디세이, 기초자산 실물평가사 한국기업평가 등이 참여하는 ‘STO 비전그룹’을 출범시켰다. 신한투자증권도 관련 생태계 기업들이 참여하는 ‘STO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외연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아예 플랫폼 인수를 택한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인 카사코리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당장 유의미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초기 시장인 만큼 자체 플랫폼 출시에 공을 들이기보다 기존 플랫폼을 간접 운영하면서 시장 상황을 일단 지켜본다는 판단이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 초기 중소 플랫폼이 난립하는 가운데 의미 있는 성과를 낸 플랫폼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면서 “그만큼 시장 선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STO 선구자 격인 조각투자 기업들은 그간 뿌린 씨앗을 거둘 시점이 가까워지자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지금까지는 규제 샌드박스에만 의존하며 사실상 ‘시한부’ 운명이었지만 제도화에 올라타 영구적으로 사업이 가능해지자 투자 유치나 인재 확보 등에 탄력이 붙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의 조찬식 대표는 “여러 증권사와 협약을 맺었고 (우리를) 인수하겠다는 증권사들과 논의도 있었다”면서 “먼저 시장을 경험한 플랫폼 기업들의 노하우가 인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블은 법제화에 발맞춰 부동산과 연계된 대출채권으로 상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다수 조각투자 플랫폼은 당장 매각보다는 증권사와 협업을 선택하고 있다. 금융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도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 있다. 증권사에 의존하기보다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며 협력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업체들이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블록체인 기술기업들은 토큰증권의 인프라를 까는 과정에서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STO 플랫폼마다 소수의 참여자들로 구성된 자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두나무 계열사 람다256은 STO 시장 확대와 프라이빗 블록체인 수요 증가에 대비해 ‘루나버스 STO 플랫폼’을 출시한다. 오버랩스도 지갑과 거래 기능을 갖춘 플랫폼 패키지를 토큰증권 사업자에 제공할 계획이다.

업비트와 빗썸 등 거래소는 향후 ‘증권’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는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STO 시장에서 소외됐다. 이 때문에 거래소들이 STO 플랫폼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거나 중소 증권사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지만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증권과 가상자산을 분리하면서 두 업권이 섞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 눈치”라며 “당장은 암호화폐거래소들이 토큰증권 시장과 거리를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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