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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인베, 금융당국 감독 대상 아냐”···돈 묶인 투자자만 패닉

예치 서비스, 당국 관리·감독 '사각지대'

이용자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가능

보유 자산 없다면 형사소송 제기해야

"하루인베, 이용자에 손실 가능성 알려야"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돌연 입출금을 중단한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업체 ‘하루인베스트’는 당국 관리·감독 대상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는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신고수리를 거쳐 관리되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해 투자자 보호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14일 FIU는 하루인베스트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를 거치지 않은 미신고 사업자이기 때문에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FIU 관계자는 “(FIU는) 해당 업체로부터 문의가 올 경우에만 가상자산사업자 범위 포함 여부를 판단한다”며 “자금 보관과 지갑 서비스 등의 경우 신고 대상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을 통해 하루인베스트가 이 부분에 대한 불법적인 미신고 사업을 했다고 판단된다면 형사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22억 7000만 달러(약 3조 원)에 달하는 누적 거래금을 기록한 하루인베스트가 사업자 신고 없이도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가 신고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불분명 했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 예치 사업자 가운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를 완료한 업체는 델리오뿐이다. 다만 가상자산 예치 업무가 사업자 신고 대상으로 명시되지 않기 때문에 델리오의 경우에도 가상자산 이전과 보관·관리 업무에 대한 신고만 이뤄진 상태다. 델리오 관계자는 “가상자산사업자로서 당국에 1년에 4번씩 운용자산 규모를 보고해왔다”고 말했다.



미신고 사업자인 하루인베스트의 경우 보유 자산에 대한 당국의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돌려막기식 ‘폰지사기’ 수법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하루인베스트가 러그풀을 한 것이 맞다면 이용자들은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만일 하루인베스트가 고객에게 돌려줄 자산이 바닥난 부도 상태라면 사기 등 혐의에 대해 형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하루인베스트 법인이 싱가포르 기반인 점은 걸림돌이다. 싱가포르에서 법적 분쟁이 진행된다면 이용자들이 상당한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수호 법무법인 르네상스 변호사는 “하루인베스트 이용자들이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소송을 대비해 계약 관련 자료를 모으는 것 뿐”이라며 “하루인베스트가 사건 경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이용자들의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알리는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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