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스테이블코인을 화폐로 취급해야 한다며 미국 금융당국과 상반된 견해를 밝혔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에 대해서는 CBDC를 직접 발행하지 않고 중개 기관을 활용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21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제롬 파월(Jarom Powell) 연준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스테이블코인을 화폐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결제에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은 일종의 화폐”라며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이 강력하게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폐에 대한 신뢰는 중앙은행에서 비롯된다”며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연방 차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 화폐와 1 대 1로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가상자산이다.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은 스테이블코인을 각각 증권과 상품으로 취급하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의견과 상반된다. 개리 갠슬러(Gary Gensler) SEC 위원장은 지난해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등록과 규제가 필요하다”며 “비트코인(BTC)을 제외한 가상자산은 모두 증권”이라고 주장했다. 로스틴 베남(Rostin Behnam) CFTC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은 상품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발행과 관련해 “연준이 CBDC를 직접 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만약 CBDC 사업에 착수한다면 직접 발행하는 대신 중개 기관을 통해 관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내비쳤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해부터 빠르게 침체된 상황”이라면서도 “(가상자산 업계가) 어느 정도 유지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연준은 가상자산 규제안을 마련하는 정책 담당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 청문회 참석을 앞두고 ‘반기 통화 정책 보고서’를 공개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 갈 길이 멀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대다수가 연말까지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경제지표와 인플레이션 상황, 통화 정책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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