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법원이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에 대한 범죄인 인도 승인을 취소했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권도형 변호인단의 항소를 받아들여 미국·한국으로의 인도를 승인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단을 무효화했다. 항소법원은 “미국 측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명확한 근거가 없고 사실관계 증명이 부족하다”며 “고등법원의 판단에 법적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건은 원심법원으로 환송됐다.
테라(TerraUSD)·루나(LUNA)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 씨는 앞서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소지한 혐의로 징역 4개월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위조 코스타리카 여권을 이용해 출국을 시도한 혐의로도 기소당했다고 알려졌다. 같은 기간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 씨에게 6개월 추가 구금 명령을 내렸다. 최근에는 한국과 미국이 모두 몬테네그로 측에 권 씨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 지난달 고등법원이 승인 결정을 내려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최종 결정권을 지닌 상태였다.
만일 권 씨가 미국으로 인도될 경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소한 사기 관련 민사소송과 법무부가 제기한 테라·루나 파산 관련 형사 고발 등에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제사범의 최고 형량이 40년인 한국과 달리,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미국은 병과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 승인이 취소돼 우선 권 씨는 한동안 몬테네그로에 더 머물게 됐다.
- 신지민 기자
- jmgody@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