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의 마운트곡스발 쇼크가 가시화됐다. 마운트곡스가 비트코인(BTC)·비트코인캐시(BCH) 상환에 본격 착수하면서 5일 오후 2시 기준 BTC 가격은 하루 새 8% 폭락, 5만 4000달러 선이 한때 붕괴됐다. 이더리움(ETH) 등 알트코인도 BTC을 따라 하락하며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전날 대비 9.1% 내렸다.
BCH의 가격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달부터 우하향 곡선을 그리던 BCH는 5일 15% 가까이 급락한 30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대비 약 21% 하락한 수치다. 마운트곡스의 상환 이후 BCH 물량 폭탄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BCH에 대한 매도 압력이 BTC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프레스토랩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마운트곡스 상환 이후 BCH의 매도 압력이 BTC의 4배에 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석문 프레스토랩스 리서치센터장은 “BTC와 BCH 채권자의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BCH는 마운트곡스 파산 3년 후 진행된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로 만들어진 가상자산으로, 채권자들은 장기 투자 목적의 BTC와 달리 BCH는 상환 즉시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BTC의 경우 일일 거래 규모의 6.1%만이 매도되는 반면 BCH의 경우 23.7%가 매도될 것으로 봤다.
마운트곡스의 이번 조기 상환은 채권자가 받아야 할 가상자산의 10%를 삭감하는 조건으로 7월 1일부터 10월까지 진행된다. 채권자의 75%가 7월 조기 상환을 선택하면서 이달 상환되는 규모는 BTC와 BCH는 각각 14만 1868개에 달한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상환이 7월 중에 대부분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운트곡스가 본격적인 상환 절차에 착수하면서 마운트곡스가 소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에도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마운트곡스 소유 추정 지갑에선 이날 하루에만 29억 달러(약 4조 54억 원) 상당의 BTC가 새로운 주소로 전송됐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아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마운트곡스는 5일 오전 27억 달러(약 3조 7292억 원) 규모의 BTC 4만 7228개를 새로운 지갑 주소로 전송했다. 해당 지갑은 또다른 2개의 익명 주소로 전송받은 BTC를 옮긴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펙실드는 “8500만 달러(약 1174억 원) 상당의 BTC 1550개는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뱅크로 전송됐다”고 밝혔다. 비트뱅크는 마운트곡스 채권자 상환을 지원하는 거래소 중 하나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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