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기반의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사 애니모카브랜즈가 한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애니모카브랜즈 본사가 자체적으로 주도하는 첫 번째 블록체인 프로젝트 ‘모카버스(MOCA)’를 통해서다. 애니모카브랜즈는 모카버스를 기반으로 500개 이상의 자사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이용자들을 잇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15일 디센터와 만난 타일러 더든(사진) 모카버스 대표는 “웹3 앱이 실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소비자 네트워크를 만드는 프로젝트”라며 “특히 소비 시장 규모가 큰 한국에서 실용화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카버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더든 대표는 애니모카브랜즈 산하의 모든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프로젝트 총책임자를 겸직하고 있다. 본사 임원을 대표로 세워 추진하는 본사 주도 프로젝트인 만큼 모카버스에 대한 애니모카브랜즈의 기대도 크다. 그는 “모카버스는 곧 애니모카브랜즈와 같다”며 “애니모카브랜즈가 운영되는 어디에서든 모카버스도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애니모카브랜즈는 더샌드박스와 엑시인피니티(스카이 마비스), 오픈씨 등 전 세계 유수의 블록체인 기업들을 자회사 또는 포트폴리오사로 두고 있는 대표적인 블록체인 투자사다. 애니모카브랜즈의 포트폴리오에 들어있는 블록체인 기업만 500개 이상에 달한다. 애니모카브랜즈는 이 지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더든 대표는 “웹3 산업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매일 사용할 수 있는 앱의 부재라고 생각했다. 탈중앙화거래소(DEX)와 마켓플레이스 등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것 외엔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DApp·디앱)을 충분히 사용하고 있지 않다"며 “애니모카브랜즈의 다양항 블록체인 기업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실생활 소비자 네트워크를 만든다면 큰 잠재력을 갖출 것이라고 봤다”고 프로젝트 출시 배경을 밝혔다.
모카버스는 지난 2023년 3월 자체적인 멤버십 NFT 컬렉션을 발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11월 모카버스 생태계에 접속할 수 있는 ‘모카ID’와 신원 인증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렐름 네트워크’를 선보이며 모카버스 NFT를 보유한 사용자들에게 모카ID를 발급했다. 모카ID 외에도 축구 팬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풋볼ID’와 애니메이션 팬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애니메이션ID'등도 지원한다. 모카버스 이용자들은 자신의 ID를 모카버스 생태계 안의 모든 앱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더든 대표는 “모카버스 ID가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다른 디앱과 계정들과 연결되는 구조다. 모카버스의 ID는 모두 상호운용이 가능하도록 돼 있어 다양한 이용자들이 하나의 생태계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된다"며 "예를 들어 게임의 경우 계정과 아이디, 게임 내의 성과 등을 다른 게임들과 공유할 수 있다. 게임자산을 게임 간 상호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먼 일이지만 기본적인 신원인증 레이어는 깔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특히 모카버스가 주력하는 시장이다. 더든 대표는 “미쓰비시 은행과 합작법인(JV) 애니모카재팬을 설립한 일본, 미래 도시 건설 사업에 투자한 중동에 이어 한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의 소비 시장은 매우 크고 SK텔레콤, 삼성, LG 등 리테일 기업들이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소비자 네트워크와 관련 가상자산을 가장 빠르게 도입할 국가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고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밝혔다. 그의 이번 한국 방문도 국내 기업과의 협업 논의를 위해서다. 앞서 모카버스는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애니큐브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모카버스는 우선 한국 커뮤니티 구축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더든 대표는 “성숙하고 지적인 한국 커뮤니티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며 “또한 한국의 대형 브랜드와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애니모카브랜즈가 쌓아온 명성에 맞게 업계 평판이 좋은 기업들과 협업하려 한다"고 밝혔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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