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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스몰톡] 논란 속 자취 감춘 '위믹스 아버지'···막 내린 장현국 부회장 신화

위메이드 지분 전량 매도에 시장 충격

본인 추정 주소서 위믹스 3억 상당 출금

업계·투자자들 "대규모 차익실현" 눈총

장현국 위메이드 부회장/ 사진=서울경제신문 DB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서 연일 화제를 몰고 다녔던 장현국 위메이드 부회장이 갑작스레 자취를 감춘 지 벌써 4달이 흘렀습니다. 지난 3월 장 부회장이 근 10년간 지켜오던 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당시만 하더라도 위메이드는 장 부회장이 사내 직책만 옮겼을 뿐 변함 없이 위믹스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죠. 그러나 위믹스 사업의 중추를 이루는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의 개편을 알렸던 주요 행사 ‘위믹스 데이’에서도 장 부회장의 얼굴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국내 원화 거래소의 위믹스(WEMIX) 공동 상폐, 김남국 의원 로비 의혹 등 중요한 순간마다 공개석상에 등판해 눈물을 흘리기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했던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가 부재한 요즘, 국내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큽니다. 장 부회장은 이달 중순 자신이 보유하던 위메이드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시장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위메이드가 장 부회장의 지분 매각을 공시한 22일부터 며칠간 위메이드 주가는 물론 WEMIX 가격 또한 약 20% 급락했습니다. 반면 장 부회장이 지분 매각으로 벌어들인 돈은 155억 원에 달합니다.



주요 경영진이 보유 지분 전체를 돌연 처분한 이례적인 상황에서, 장 부회장이 WEMIX마저도 매도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장 부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 주소에서 다른 지갑 주소로 약 3억 원 상당의 WEMIX를 이전한 내역이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장 부회장은 위믹스 생태계 지원을 위해 2022년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자신의 월급과 위메이드 지분 배당금으로 총 99만 8779개의 WEMIX를 사들였습니다. 이 보유 물량의 약 84%가량은 위메이드가 과거 발행한 대체불가토큰(NFT) 컬렉션 ‘FOC(Footprints of Civilzation)’ 6종을 매입하는 데 사용됐고 나머지 물량은 개인 지갑 등에 보관돼왔습니다. 위메이드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장 부회장이 보유한 NFT 목록을 공개한 덕에 해당 NFT 작품들을 매입·이전한 거래(트랜잭션)을 타고 장 부회장의 지갑 주소도 추정할 수 있었는데요. 위믹스 스캔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 지갑 주소(0xEf307Ae06A8262FE3c3e6Fa2A3882E8945Fc3a1D)에서 19만 3829개의 WEMIX가 또 다른 지갑(0x8bb75DEd9727fBe20Fe428Cd3F8b9907a2318124)을 거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위믹스 핫월렛으로 전송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지난달 21일에 같은 빗썸 주소로 전송된 WEMIX 수량까지 더하면 모두 약 20만 498개의 WEMIX가 빠져나간 것입니다. 7월 10일 빗썸 WEMIX 종가 기준으로 보면 약 3억 5127만 원어치입니다.

장현국 위메이드 부회장이 매입한 FOC NFT 6종이 지갑 주소 ‘0xEf307Ae06A8262FE3c3e6Fa2A3882E8945Fc3a1D’로 전송된 내역. / 위믹스 스캔

19만 3829개의 WEMIX가 지갑 주소 ‘0xEf307Ae06A8262FE3c3e6Fa2A3882E8945Fc3a1D’에서 지갑 주소 ‘0x8bb75DEd9727fBe20Fe428Cd3F8b9907a2318124’를 거쳐 빗썸으로 전송된 내역./ 위믹스 스캔


이에 대해 위메이드 측은 가상자산 전송·거래 내역은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가상자산은 주식과 달리 공시 대상이 아니므로 위메이드의 자율 공시가 없는 이상 장 부회장의 WEMIX 매도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위믹스 스캔을 통해 나타난 트랜잭션 경로는 지갑 이동 내역만을 보여줄 뿐이기에 장 부회장이 실제로 빗썸에서 WEMIX를 매도했는지 여부를 확신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장 부회장에 대한 업계 여론이 악화일로라는 점, 그럼에도 당사자는 묵묵부답이라는 점은 사실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장 부회장이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간 것이 유통량 논란 등 온갖 부정적인 이슈와 얽히면서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업계의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업계를 곤경에 빠뜨린 후 100억 원이 넘는 차익을 얻어가는 모습이 좋게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위믹스 아버지’로 장 부회장을 추앙했던 WEMIX 투자자 여론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한 투자자는 “장 부회장의 입담에 설득당해 WEMIX에 투자한 입장에서 그가 주식을 모두 팔고 WEMIX까지 매도한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며 “장 부회장이 위믹스 프로젝트를 떠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면 WEMIX의 미래를 확신하지 못할 것”이라고 불안감을 드러냈습니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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