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년 동안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 중 약 35%가 상장폐지되면서 가격이 요동치자 투자자의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일부 거래소는 가상자산 상장·폐지의 적법성을 두고 법정 공방까지 이어지면서 상장 기준과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실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지난 7년 동안 상장한 가상자산 1482개 중 517개(34.9%)가 상장폐지 됐다. 그중 절반 이상(279개)이 2년도 안 돼서 거래 지원 종료 수순을 밟았다.
문제는 가상자산 상장·폐지 과정에서 가격이 급등락하자 발생한 손실을 투자자가 떠안았다는 점이다. 빗썸에 단독으로 상장된 ‘센트(XENT)’는 지난해 7월 거래가 시작되고 5개월 동안 가격이 약 90% 급락했다. 또 지난 4월 빗썸이 XENT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자 가격은 82% 더 떨어졌다.
두 달 뒤인 지난 6월 빗썸이 XENT를 상장폐지 하겠다고 밝히며 XENT 가격은 53% 하락했지만, XENT 운영사가 법원에 제기한 ‘거래지원 종료결졍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이 인용되자 가격은 다시 1400% 가까이 폭등했다. 법정 다툼 끝에 다음 달 25일 거래지원이 종료되는 XENT 가격은 이달 들어 40% 가까이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1년 3개월 동안 빗썸이 XENT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약 46억 원에 달한다.
이 의원은 가상자산 상장 기준과 절차를 보완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거액의 수수료는 챙기면서 부실한 상장 심사로 투자자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XENT 투자자들은 지난 7월 국회에 “빗썸의 상장폐지 결정은 불합리하고 일관성이 없다”며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 최재헌 기자
- chsn12@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