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 3위 리플(XRP)의 공식 한국 파트너사는 카탈라이즈 리서치다. 리플은 현지에서 인력을 채용하기보다 국내 웹3 컨설팅 기업과 손잡는 쪽을 택했다. 지난 2023년 7월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약 2년 6개월째 공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고병호 카탈라이즈 리서치 공동 대표는 이러한 협업의 비결로 ‘실행주의’를 꼽았다. 전략 수립부터 실행까지 빠르게 움직이면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점이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16일 디센터와 만난 고병호 카탈라이즈 리서치 공동 대표는 “컨설팅 기업이지만 전략을 짜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실행하며 접근 방식을 개선해 나간다”고 강조했다. 카탈라이즈는 이 같은 실행주의 접근 방식을 바탕으로 기업 성장 단계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제공한다. 초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부터 리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고투마켓(GTM) 서비스 지원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예를 들면 카탈라이즈는 리플의 XRP레저(XRPL) 생태계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하고 투자하는 방식으로 협력한다. 최근 XRPL 한·일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린랩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이 기업은 리플 지갑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카탈라이즈는 XRPL 생태계 확장과 리플과의 협력 관계 강화, 그리고 투자 기회 창출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게 된 셈이다. 고 대표는 “전세계 XRP 보유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용자 경험을 대폭 개선한 웹3 지갑을 기린랩스에서 개발 중”이라고 투자 배경을 전했다. 가상자산 지갑은 모든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디앱)의 첫 관문인 만큼, 지갑 시장을 선점하면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카탈라이즈는 오는 2025년에도 XRPL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XRPL 기반 디앱이 활성화되면 거래 가스비로 쓰이는 XRP의 활용도가 높아진다. 이는 곧 XRP의 가격 상승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 대표는 특히 XRPL 기반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디파이 총예치금액(TVL)을 보면 보통 해당 블록체인 기축통화 시가총액의 약 10% 정도로 집계된다”면서 “XRPL 경우 아직 TVL이 높지 않은데, 이를 감안하면 어림잡아 약 145억 달러(약 20조 원)로 성장할 기회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XRPL의 이더리움가상머신(EVM) 사이드체인이 출시되면 타 블록체인과의 호환성이 향상돼 XRPL 생태계의 성장 잠재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카탈라이즈는 내년에 덩치를 키울 계획이다. 리플 외에도 퓨처버스 등 다양한 프로젝트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는 협력 관계를 다각도로 넓히고자 한다. 고 대표는 “새해에는 직원을 20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며 “기존에 한국에서 집중했다면 2025년에는 아시아를 넘어서서 더 많은 국가를 지원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웹2와 웹3를 잇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도예리 기자
- yeri.do@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