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법 가상자산 주소로 유입된 자금 규모가 역대 2번째로 많은 75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는 ‘2025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 – 개요(Intro)’를 통해 지난해 불법 가상자산 주소로 유입로 자금 총액이 최대 510억 달러(약 75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파악된 자금 409억 달러(약 59조 원)에 더해 향후 추가로 파악될 자금 추정치를 더한 규모다. 추가 범죄가 파악된다면 지난해엔 가상자산 범죄 역사상 2번째로 불법 활동이 많았던 해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가상자산 범죄 피해액은 전체 온체인 거래 총액의 0.14%에 불과해 여전히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활동의 비율은 앞으로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까지 1%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불법 거래량의 63%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처리됐다. 지난 2021년까지는 높은 유동성을 가진 비트코인(BTC)이 사이버 범죄자들에게 선호됐지만, 이후 스테이블코인의 비중과 활동량이 늘면서 범죄자들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들이 불법 행위가 발견되면 관련 자금을 동결하는 등 자금 세탁을 막기 위해 시도하면서 랜섬웨어와 다크넷 마켓 거래는 여전히 BTC를 사용하고 있다. 사기와 자금 세탁은 다양한 자산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제재 대상 관련 거래는 주로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졌다. 제재 관할 지역의 개인과 기관은 달러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이널리시스는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범죄의 지속적인 다양화와 전문화를 지적했다. 에릭 자르딘 체이널리시스 사이버범죄 연구 총괄은 “국제 조직범죄 그룹을 포함한 점점 더 많은 범죄자들이 가상자산을 활용해 마약 밀매, 도박, 지적 재산권 도용, 자금세탁, 인신매매, 야생동물 밀매, 폭력 범죄 등 전통적인 범죄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며 “일부 범죄 네트워크는 여러 유형의 범죄 활동을 결합한 ‘폴리크라임'’을 실행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이용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 불법 주소로 유입된 409억 달러 중 108억 달러(약 16조 원)가 체이널리시스가 정의한 ‘불법 행위 조직’에 귀속된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이 카테고리는 해킹, 갈취, 인신매매, 스캠과 같은 사이버 범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거나 이러한 범죄를 지원하는 인프라, 도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 및 지갑을 포함한다.
백용기 체이널리시스 한국 지사장은 “2024년에는 인공지능(AI)을 악용한 성착취 공격과 고객확인(KYC) 절차 우회 같은 고도화된 사이버 범죄가 증가하며 가상자산 생태계에 큰 위협으로 자리잡았다”며 “체이널리시스는 최근 헥사게이트와 알테리야 인수를 통해 AI 기반 보안 역량을 강화하며 가상자산 거래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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