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알피(XRP)는 최근 1년간 400% 넘게 치솟으며 알트코인 대표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법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뒤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오후 4시 46분 코인마켓캡 기준 XRP는 전일 대비 2.02% 내린 3.02달러에 거래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13.39% 급등한 수치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BTC)은 92.42%, 이더리움(ETH)은 89.9% 상승에 머물렀다.





XRP 폭등 배경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법적 분쟁 종결이 자리한다. SEC는 2020년 말 XRP 발행사 리플을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제소했다. 2023년 아날리사 토레스 뉴욕 연방 판사가 “거래소에서 판매된 XRP는 증권이 아니다”라고 판결하면서 규제 불확실성이 크게 줄었다. 이후 SEC가 항소에 나섰고 리플도 교차항소로 맞대응했지만 올해 8월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이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면서 법적 공방은 종결됐다.



XRP는 2012년 발행 가능한 1000억 개가 전량 사전 발행됐다.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돼 여전히 채굴이 진행 중인 BTC와 대조된다. 이 가운데 창립자 몫을 제외한 800억 개가 리플에 배정됐다.

리플은 2017년 전체 발행량의 55%에 해당하는 550억 개를 XRP레저(XRPL)의 에스크로 기능을 통해 예치했다. 에스크로는 특정 조건이 충족돼야만 자산을 풀 수 있는 구조다. 당시 리플은 10억 개씩 55개 계약을 체결해 매달 첫날 최대 10억 개가 풀리도록 했고, 사용되지 않은 물량은 다시 에스크로에 돌려보내도록 했다. 올해 1분기 XRP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리플이 보유하고 있는 XRP 물량은 3월 31일 기준 45억 6243만 개로 나타났다.

유통 물량은 시장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에스크로 잔액은 블록체인 탐색기인 엑스알피스캔(XRPSCAN)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기준 에스크로 물량은 353억 881만 687개, 시장 유통량은 646억 6278만 9780개다. 이 사이트에서는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지갑 보유량도 확인할 수 있다. 바이낸스뿐 아니라 빗썸·업비트·코빗 등 국내 주요 거래소 역시 상위 보유 지갑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거래소가 투자자들의 XRP를 여러 지갑에 분산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SEC가 다음달 18일부터 25일 사이 8개의 XRP 현물 ETF 신청 건을 승인할 가능성이 시장 기대를 키우고 있다. 그레이스케일, 21셰어스, 비트와이즈, 프랭클린템플턴, 위즈덤트리, 프로셰어스, 카나리 캐피털, 코인셰어스로가 XRP 현물 ETF를 신청했다. 만약 승인이 되면 24~48시간 내 거래가 개시될 수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크립토베이직에 따르면 XRP 평론가 케니 응우옌은 “XRP 현물 ETF가 승인돼 거래가 시작되면 10월에 많은 백만장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루언서 크립토불 역시 “9월은 조용하지만 10월에는 XRP의 불꽃놀이가 펼쳐질 것”이라고 낙관론을 제기했다.



리플은 XRPL 생태계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XRPL은 거래 수수료(가스비)로 XRP를 사용하며, 수수료는 자동 소각된다. 이날 기준 누적 소각된 XRP는 1419만 9767개다. XRPL 기반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날수록 XRP의 활용도도 확대되는 구조다. 이에 리플은 10억 XRP 규모의 생태계 펀드를 조성해 디앱 개발자와 프로젝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올해 6월에는 피어시스트, 엑셀라 재단과 손잡고 XRP레저 이더리움가상머신(EVM) 사이드체인을 출시했다. 이더리움 생태계와 연동하기 위한 행보다. 또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를 발행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다만 이날 디파이라마 기준 RLUSD는 발행량의 88.23%가 이더리움에서, 나머지 11.77%가 XRPL에서 발행되고 있다.

도예리 기자